의원발의 조례제정 절차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열린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원주시는 현재의 의원발의 조례 제정절차에 문제점이 많다며 시와 의회의 공식적인 협조체제 구축을 요구했다.

현재는 의원이 조례안을 의회에 상정하면 심의·의결 후 집행부로 전달돼 공포절차를 밟는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집행부 소관부서와의 사전협조가 미흡해 조례 시행 시 야기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협조 창구를 일원화해 사전협의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시가 제시한 안은 의원이 조례안을 의회사무국에 접수하면 사무국에서는 해당 조례안을 집행부로 전달해 해당 부서와 법무·예산 부서가 조례의 적법성과 예산 부담 가능성 등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검토가 끝나면 원주시 방침을 결정해 의회에 서면으로 공식 통보 후 의회 상임위에 상정하자는 안.

원주시 관계자는 "의원발의 조례는 의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돼 심의 종료 후 시 조례·규칙심의회 안건으로 상정돼 조례 시행 시 도출되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제정절차 수정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의회 의원들은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동희 의원은 "기업·혁신도시 주민지원 조례안 심의와 공유재산관리계획 수정의결 논란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집행부의 법률적 검토가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라며 집행부가 조례의 적법성과 예산 부담 가능성 등을 검토한 후에 의회 상임위에 상정하라는 요구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례제정 여부를 두고 시와 의회의 가치판단이 충돌을 일으키면 조례 심의·의결권은 의회에 있기 때문에 의회의 결정을 따라야 하는 게 맞다"며 "예산이 수반되는 조례가 제정되면 시는 다음 년도 예산을 편성할때 다른 사업예산을 삭감해서라도 조례를 근거로 재원조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원경묵 의장은 "시민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고자 할때 집행부는 항상 가능한 방향으로 검토하지 않고 예산을 이유로 조례제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 왔다"며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기열 시장은 "재원조달 방법까지 결론을 얻어서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며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새로운 재원을 투입할 방법이 없으면 조례의 실효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의회는 주민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서만 의사결정권을 갖는 것이지 시책에 대한 의사결정권은 없다"고 밝혀 앞으로 논란을 예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서로 문서로서 의견교환을 통해 조례제정을 신중히 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긴 했지만 앞으로 조례제정 절차와 예산확보 문제 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