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군은 지난 달 16일 해외유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12명만을 뽑는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돼 유학생활 학비와 기숙사비를 모두 지원받게 됐다.
대통령 과학장학생 선발제도는 한국과학재단이 과학기술에 소질있는 고교생을 선정해 세계적 과학자로 양성하는 시스템으로, 특히 해외유학생 대상에서는 연구논문 발표학생 5명, 국제올림피아드 등 경시대회 입상 5명, 영어성적 우수학생 2명으로 나눠 선발하기에 해당분야의 실질적인 경쟁률은 더 치열한 셈이다.
이로써 강 군은 컬럼비아대에 합격하고도 학비 때문에 포기해야했던 고민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게 됐다. 강 군은 "장학금 역시 제출한 희망대학 5곳 중 한 곳이라도 합격해야 지원받을 수 있기에 모든 게 시의적절하게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원주초와 원주중을 다닌 강군은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 소재) 재학 시절 물리학과 생물학에 관심을 갖고 1년 간 꾸준히 연구한 끝에 지난 1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Physical Society'에 발표했고, 결과를 인정받아 미국 컬럼비아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나란히 합격, 컬럼비아대에 9월 입학 예정이다. 게다가 컬럼비아대의 라비 장학프로그램에도 선발돼 교내 연구진과 함께 다양한 연구활동을 지원받게 된다.
강 군은 식물이 생명활동을 하면서 빛을 낸다는 사실 하나를 갖고 갖가지 연구를 거듭하다 수분이 줄어듦에 따라 빛의 세기가 일정한 변화를 보인다는 것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강 군은 "실제 실험시작은 작년 3월이었지만 본격적인 연구는 12월부터 들어갔다"며 "나머지 9개월 동안은 갖가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낭비된 시간이라기 보단 오히려 결과를 도출하기위한 밑거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군은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끊임없이 탐구하고 자유롭게 즐길 줄 안다.
초등학교 시절엔 시험이 없던 터라 자신의 공부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었다는 강군은 마침 도에서 20명을 선발, 공교육 차원에서 영재학급을 운영하기 시작하던 시점에 영재교육혜택을 받으면서 중학교 2학년 때 한국과학영재학교로 진학했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사교육을 들이지 않고도 영재교육을 실속 있게 지원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머니 박람아(49) 씨가 있었다. 고등학교 진학 시 주위에서는 과기고냐 원고냐를 따졌지만 박람아 씨는 강원도 입시설명회를 들으러 갔다가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있음을 발견한 것. 부산에 소재한 한국과학영재학교는 2003학년도부터 중앙정부차원에서 과학영재학교로 지정 운영되는 곳으로,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고 모두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다. 원주중 2학년 재학 당시 무작정 1차서류를 접수했는데 덜컥 붙었고, 그 후 어머니의 정성에 화답이라도 하듯 강 군은 1천500명에서 240명을 추리는 2차시험에서도, 3박4일 영재캠프를 거쳐 144명을 선발하는 3차시험에서도 최종합격했다.
강 군은 "서술식 시험이었는데 빈칸만 남기지 말자는 생각으로 쓰고 싶은 대로 답안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과학 만화들이 도움이 됐다는 것.
강 군은 "어릴 적 장래희망처럼 아직도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며 "어려서부터 국가의 도움으로 영재교육을 받은 데 대한 보답이라 생각하고 타국에 가서도 더 열심히 공부해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희 기자 s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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