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지대 관계자들이 페인트로 얼룩진 흉상을 급히 닦고 있다.

　지난 19일 상지대 설립자 고 원홍묵 선생 흉상 제막식이 열린 상지대 동악관 앞.
　상지대 학내구성원 사이에 구재단 인사로 지목받고 있는 박모(41) 씨가 행사장에 난입, 제막을 앞 둔 흉상에 흰 페인트를 투척했다. 다행히 학교 교직원들의 제지로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행사장은 일순간 어수선한 분위기로 변했다.
　또한 자신들을 김문기를 사랑하는 시민들이라고 주장하는 정체불명의 청년 5~6명이 "상지대 이사장은 김문기"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은 흰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이마에는 '흉상반대'라는 문구를 새긴 머리띠를 둘러 사전에 모의된 행동으로 보였다. 10여분간 구호를 외치던 청년들은 한 때 앞을 가로막은 학생들과 언쟁을 벌이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으나 더 이상의 불미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행사장 분위기는 이미 싸늘하게 식어버린 뒤였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김성훈 총장이었다. 만면에 특유의 미소를 짓고 단상에 오른 김 총장은 "내 경험을 빌면 동네 사람들에게 나쁜사람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사람에게 욕을 먹는 사람은 분명히 좋은 사람이고, 동네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 칭송받는 사람이 나쁜사람이라고 지목하는 사람은 정말 나쁜사람이더라"며 "저쪽(구 재단측) 사람들이 고 원홍묵 선생을 나쁜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보니 선생은 정말 좋은 사람이요, 존경할 분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어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은 모두 기억 하겠지만 취임 초기부터 저들이 학교 입구에 현수막까지 걸고 나를 욕하며 매도했는 데, 그럼 나도 좋은 사람이라는 게 증명된 셈 아니냐?"고 말해 어색해졌던 행사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만약 이날 행사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있었다면 김 총장의 언변과 기지에 땅을 치진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