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록 작, 진탕길, 1954년 서울 무교동.

　점차 잊혀져 가는 1950년대부터 70년대 민중들의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는 원로 사진작가의 흑백사진전이 오는 21일부터 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동강사진박물관이 주최하는 '소박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이형록 사진전'은 삶의 기록이다. 비만 오면 진흙탕으로 변하는 길거리, 여린 어깨에 키 작은 지게를 둘러멘 어린이의 환한 미소 등 사진 속 곳곳에는 1950~70년대의 향수와 그 시절 삶의 온기가 느껴진다.
　이형록(91) 선생은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개척자로 불린다. 사진의 본질은 '기록성'이고 그 특성은 '사실 묘사성'에 있다고 판단, 소위 살롱사진이라 불리는 기존의 회화 모방 사진사조에서 벗어나 다큐멘터리 사진으로의 변신을 주장했다. 이 선생의 노력은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한국사진에 있어 리얼리즘이 자리 잡고 대중화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1956년에 발족한 사진연구회 '신선회' 소속 젊은 작가들과 소박한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누비면서 기록한 1950~70년대 사진 39점이 소개된다.  
　시립박물관 박종수 관장은 "도내 박물관 교류 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사진전은 원주시민들에게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흔이 넘은 이형록 선생의 사진 여정을 되돌아보고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선생의 노고에 대해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737-4370(시립박물관)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