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년만에 통일성이 무너졌다. 일부 업소들이 임의대로 간판을 교체했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에 따르면 업소를 매입한 외지인들이 간판을 바꿔달며 제 취향대로 제작했다. 문제는 똑같은 모양의 간판들 사이에서 다른 모양은 튀기 때문에 업주들은 오히려 주목율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업주들이 앞다퉈 간판을 교체해 달 경우 원주시가 의도한 목적은 무위로 돌아가게 된다.
원주시는 올해 문화의거리로 조성되는 중앙로 중 1.2㎞ 구간의 업소 150곳의 간판을 교체할 계획이다. 문화의거리에 어울리도록 미관을 고려한 간판으로 교체해 걷고싶은 거리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국비와 시비 각 3억원과 업주 자부담 1억5천만원 등 7억5천만원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곳도 학곡리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불법 시공한 간판이 난립하는 이유는 '튀어 보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불법간판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손을 못대는 실정이다. 원주시도 무실3지구와 봉화산택지개발지구를 대상으로 별도의 옥외광고물 설치기준을 마련, 무분별할 간판 설치를 제한하기로 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게다가 중앙로는 상가 매매가 빈번해 정비한 간판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학곡리는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규약을 만들어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는데 외지인들로 인해 약속이 깨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정구역지정고시를 하게 되면 임의대로 간판을 교체하진 못하기 때문에 중앙로는 고시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역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