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수도요금, 도내에서 가장 비싸
최근 전국 각급 학교의 상수도요금에 대한 감면요구가 이어지면서 관내 학교 상수도요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학교 수도료는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고 있는데, 가정용의 두 배가 넘는데다 심지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목욕탕보다 비싼 요율을 적용받고 있는 것.
원주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관내 58개 초·중·고교가 부담한 상수도 사용료는 5억3천306만원. 이를 누진세 없이 1단계로 적용하더라도 3억947만4천원으로, 도내 각급 학교 상수도 납부액을 통틀어 최고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학교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학교 개방화로 일반 주민들의 이용률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다 급식 확대 등으로 인한 공공요금 지출 과다로 정작 실질적인 교육투자는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학교 상수도사용료징수 업종구분에 '교육용'을 신설해 요금체계를 낮춰야 한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청은 지난 해 6월, 수도급수조례 개정 추진계획을 세우고 9월 원주시에 학교 상수도요금 누진율 개선 또는 '교육용' 신설 등을 요구했으나 "어렵다"는 반응에 따라 학교운영위원장 및 시의회 설명회 계획도 무산, 현재까지 추진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공공기관에 일반용이나 업소용을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급 학교의 상수도 사용료 부담을 덜어주는 조례 개정을 통해 경기침체로 인한 지방교육재정 세수재원의 불안정을 막고 지역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소요재원을 확보하는 등 효율적인 재정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정적자 및 형평성 논란
원주시는 형평성에 대한 논란을 우려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학교 뿐만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 형평성 논란의 우려가 있다"며 "대성, 진광, 삼육, 육민관 등 시내권에도 미 급수 학교가 있는데다 읍·면지역은 더 심한데 이들 학교는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 2006년 말 상수도요금 결산 시 35억이라는 적자가 발생, 올해 요금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상수도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교육경비 보조에 관한 조례가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야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보이는 등 요금 현실화를 통해 재원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타 지자체에선...
현재 도내에서 일반용을 적용하는 지자체는 원주를 비롯해 강릉, 동해, 태백 등 7개 시·군이며, 업무용을 적용하는 곳은 춘천, 속초, 삼척, 홍천 등 11개 시·군으로 도내 교육기관 및 각급 학교는 여전히 일반용이나 업소용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상수도요금이 교육당국의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타 지역의 경우, 학교수도요금을 감면해주거나 누진제를 폐지하는 조례를 개정·시행하는 곳이 늘고 있다.
충남 당진군은 지난 해 상수도급수조례를 개정, 수도요금의 절반을 감면해주고 있으며, 충북 청주시와 증편, 진천군은 20% 감면하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경우 누진제 요금체계를 2단계로 축소했으며, 경기도 부천시는 누진제를 전격 폐지, 사용량과 관계없이 일정률의 수도요금을 징수하고 있다.
당진교육청 관계자는 "추진 당시 시로부터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급식과 학교시설 개방화를 생각해볼 때 어차피 우리 아이들과 주민들이 쓰는 돈이기에 학교에 특혜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당진군은 시민여론을 수렴해 올해부터 학교상수도급수조례를 적용, 연간 6천만원의 감면혜택을 주고 있다.

조례개정 현실화 되나
원주의 경우 장만복 시의원이 오는 19일, 학교수도급수조례에 대해 발의할 예정이다. 장 의원은 전체 학교수도요금 5억3천500만원에서 누진율을 적용하되 45%를 감면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장 의원은 상수도사업본부와의 협의 단계에서 기존 일반용에 더해 누진율까지 적용되는 현 학교상수도사용료 징수체계에 대해 단일요금 톤당 863원을 적용, 누진세 없이 일률 부과하는 1안과 누진세를 적용하되 일정비율을 감면해주는 2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요금징수 업종에 '교육용'을 신설하는 등 단일요금을 적용하게 되면 물을 과다하게 사용, 물 낭비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2안에 45%를 적용하는 방안을 의원발의 하기로 했다.
이 조례가 통과되면 관내 학교들에선 작년을 기준으로 2억9천425만원의 사용료를 부담하게 된다. 학교 입장에서는 연간 2억4천75만원의 예산절감효과가 있는 것.
또 대상기준을 뚜렷이 하고 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법 시행령 제2조에 준한 학교로 한정, 교육청은 제외시키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를 기준으로 관내 초·중·고교와 공민학교, 고등기술학교, 특수학교 등 61개 학교로 제한되며, 조례가 개정되면 기존 요금에 따른 손실액은 일반회계를 통해 충당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