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지부장: 이형섭)가 시장·부시장을 비롯한 4급 이상 간부 공무원 업무추진비 정보공개 청구를 한 것과 관련해 원주시가 행정력과 예산을 너무 낭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년5개월의 법정공방
　업무추진비 행정정보공개 청구는  200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무원노조가 2004년 9월부터 2005년    3월까지 4급 이상 공무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를 청구하자 원주시는 이를 거부했고 노조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청구한 정보를 열람·복사하는 것으로 조정권고 했으나 원주시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2006년 9월 춘천지방법원은 판결을 통해 공개결정을 했다.
　그러자 원주시는 1심 판결을 수용하지 않고 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기각당했고, 다시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해 9월 정보공개 확정판결을 했다. 3년5개월간의 법정 공방 끝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결정이 난 것이다.

　공개된 정보, 정보가치 없어
　대법원 판결 이후 노조는 2004년 청구한 내용 이외에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 30일까지 4급 이상 간부공무원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공개를 추가로 청구했다. 그러자 원주시는 오는 3월 말까지 점차 공개하겠다는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하지만, 노조는 공개결정이 난 날로부터 최대 2개월 안에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달 18일 법원에 간섭강제 신청(판결 내용을 다시 한번 강제해 달라는 요구)을 접수했고 법원에서는 2월 5일까지 청구한 자료를 공개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원주시는 이에 따라 지난 5일 2004년 청구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나 A4용지 2천700여장에 달하는 공개 정보는 정보가치를 상실한 정보였다.
　업무추진비를 어디에서 사용했는지를 알려주는 채주(지급 대상자), 상호, 주소를 모두 가린 채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노조에서는 법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법원은 지난 11일 채주, 상호, 주소가 보이도록 해 이달 말까지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비용·인력·행정력 낭비"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채주, 상호, 주소 등을 가리는 것은 정보공개와 관련한 행정자치부 지침에 어긋나는 것을 알면서도 이처럼 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소송비용, 인력, 행정력을 낭비하면서까지 사용 내역 공개를 꺼리는 것은 투명하지 못한 것을 끝까지 막아보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 "품위서에 납품기일 날짜가 없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며 "철저히 분석해 위법한 사항은 감사의뢰, 고발, 해명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채주, 상호, 주소를 가린 것은 확인작업 과정에서 업주 등이 선의의 피해나 손해를 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4년여를 끌어온 업무추진비 정보공개 청구가 어떻게 결론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