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주민지원 조례제정 가능"
지난해 12월 제118회 정례회에서 '혁신도시 편입지역 주민지원 조례 안'을 두고 벌어진 논란의 핵심은 혁신도시 조성사업이 기관위임사무이냐 아니면 단체위임사무이냐 하는 것이었다. 기관위임사무이면 조례제정이 불가능하고 단체위임사무이면 조례제정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행정자치부에서는 김동희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혁신도시 건설은 국가사무로서 단체장에게 위임된 것은 아니며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한 자치단체의 고유 사무의 영역으로서 조례제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도시 특별법과 시행령이 정한 기준은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함에 있어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기준이므로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각 자치단체가 어떠한 지원을 할 것인가의 구체적인 내용을 조례로 정할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가사무이지만 해당 지역 주민 복지를 위한 지원은 조례로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이는 혁신도시 특별법과 시행령에 주민지원 내용이 있더라도 법령에 어긋나지 않으면 지원내용이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조례를 제정, 지원할 수 있다는 것. 이는 조례는 상위법을 근거로 제정돼야 한다는 기존 관례를 뒤집는 것이어서 향후 조례제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주시는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조례는 자치단체의 법이고 법은 보편성을 기본으로 하는데 기업·혁신도시 주민지원 조례는 특정지역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다른 개발사업과 달리 이중·삼중 지원을 받게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 또한 혁신·기업도시 지원조례가 제정될 경우 산업단지 조성, 1군지사 이전, 봉화산 2지구 개발사업 등 유사한 개발사업에 대한 조례제정이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원주시가 조례제정 불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최종 결정은 사법부 몫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혁신·기업도시는 미래성장 동력을 위해 원주시가 나서 유치한 것이고 이에 따라 편입지역 주민은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자치단체가 손해에 대해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혁신·기업도시 유치는 주민에게 부담을 주는 행위에도 포함되기 때문에 주민 대표기관인 의회 의결을 거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동희 의원은 "쓰레기 매립장 주변 주민을 지원하는 것처럼 원주시 전체를 위해 일부 지역 주민이 손해를 입는다면 이에 대한 지원 또는 보상을 해야 하는 게 맞다"며 "특별법과 시행령에 의한 지원은 상위법에 근거한 지원이지 자치단체가 하는 지원은 아니어서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시 논리는 맞지 않다"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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