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학부모회, 5개학교 학부모로부터 제보 접수

대부분 연회비 명목으로 2~5만원씩 걷어
학교측 “관여하기 힘들다”미온적 태도 원인



일선 학교에서 찬조금을 걷는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교육학부모회 원주지부(지부장:손미애, 이하 원주지부)는 3~4월 초·중·고등학교 불법 찬조금 제보를 받은 결과 5개 학교 학부모로부터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원주지부에 따르면 각 학교 어머니회 임원진들은 학생 어머니들에게 회원 가입을 독려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찬조금 납부를 요구하고 있으며 어머니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찬조금을 납부하고 있다.

어머니회에 가입해 1년에 납부하는 연 회비는 2만원에서 많게는 5만원까지. 일괄 납부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와는 별도로 각 반별 어머니회는 10만~30만원까지 별도의 찬조금을 걷고 있다.

각 반 어머니 회장이 찬조금을 모아 학년 어머니회 총무에게 전달하면 각 학년 총무는 다시 전교 어머니회 총무가 관리하는 통장으로 입금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연 회비와 각 반별로 걷는 찬조금이 부담돼 학기 초 어머니회에 가입하지 않고 몇 달 지난 후에 어머니회에 가입, 반별 정기모임 때만 회비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또 “찬조금을 내지 않아도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간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는데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어머니회에 가입하고 찬조금을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갹출된 돈은 어머니회 친목도모나 학교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중 상당액은 현장학습이나 소풍, 모의고사 등 학교 행사 때 교사들의 식사비와 선물비, 심지어는 목욕비에까지 쓰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 학교에서는 지난해 불법 찬조금 모금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 바자회를 통해 순이익을 내는 형태로 찬조금을 마련했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반강제적으로 구입하게 하고 이 수익금으로 찬조금 모금을 대신한 것.

이처럼 불법 찬조금 모금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학교측이 알고도 “자생조직에서 스스로 하는 일에 대해 관여하기가 힘들다”라는 미온적 태도와 어머니들의 의식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원주지부 윤금옥 조직국장은 “학교장들이 나서 불법 찬조금을 걷지 말라고 독려하는 학교도 있지만 일부 교장은 불법 찬조금을 걷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어머니들에게 주지시키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은근히 불법 찬조금 모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무엇보다 문제는 어머니회에서 찬조금을 걷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의례 돈이 있어야 무엇을 도와 줄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어머니회 활동 내용을 정책 아이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제보 내용 중 사실이 아닌 것도 있고 경미하지만 사실로 밝혀진 학교에 대해서는 부모들에게 환수하도록 조치를 취했다”며 “어머니회에서 자체적으로 걷는데 왜 교육청에서 간섭을 하느냐는 항의도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