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의 초겨울 대관령을 넘어 검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낙산사로 갔다. 낙산사는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에 있는 강원도유형문화재 제35호다.
　갯바위에 철썩이는 파도와 잿빛 갈매기 끼륵 소리를 들으며 천년 고찰 낙산사에 도착 했다. 2007년 12월 5일 오늘은 금년도 제5차 문화유적지 탐방 길이다. 우리 원주 문화원 회원 100여명은 올해의 마지막 행사를 알차게 보냈다.
　낙산사는 관세음보살이 항상 머무른다는 낙산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 통일신라 문무왕 16년 서기 676년에 의상대사가 지었다고 한다. 당나라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의상은 기도를 하다가 관세음보살을 만나 보살이 가르쳐준 곳에 법당을 지은 후 낙산사라 하였다.
　낙산사는 2005년 4월 6일에 큰 산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됐다. 원통보전과 동종 등은 다시 복원돼 관람객을 맞는다. 조선 세조 때 세운 7층 석탑은 무서운 화마의 불길을 생생하게 보았으리라. 다시는 이러한 불행은 없어야 하겠다.
　의상이 붉은 연꽃 위에 나타난 관음을 만나 불당을 지었다고 전해지는 자리에 홍련암이 있고, 의상이 앉아서 참선했다는 자리에 세운 관동팔경의 하나인 의상대가 있다. 다행으로 홍련암과 의상대는 화마의 피해를 면했다.
　낙산사는 해변에 위치한 특이한 구조의 사찰이다. 불이 탄 자리에는 많은 소나무를 심어 놓았다.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다. 산불 피해는 아직도 아물지 못했다. 우리 모두에게 불조심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미역국과 회덮밥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비치호텔 해수사우나에서 피로를 풀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바닷가에 자리 잡은 관음성지 휴휴암을 보았다. 불이문(不二門)을 들어서니 굴로 만들어진 굴법당이 있다. 굴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을 했다.
　바닷가 용궁암 연화법당은 파도와 아름다운 바위들로 한 폭의 그림이다. 돌아오는 길에 바라본 석양 아래 대관령 풍차는 여유롭게 돌아가고 있었다.
　내년에는 더 희망차고 뜻 깊은 원주문화원 회원 문화유적지 탐방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년 다시 시작하는 첫 탐방 길을 생각하며 매화의 시조를 적어 본다.

    매화

　차디찬 겨울밤을
　실눈 뜨고 지새더니
　봄소식 알리려고 일찍부터 나왔는가
　암향(暗香)에 밀려가는 겨울
　나는 슬쩍 엿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