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주가 앞으로 취해야 할 기본적인 방향을 개발에서 '관리'로 선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도 원주는 지리적인 여건상 앞으로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개발에 집착하지 않아도 주택의 공급이나 기업의 유치가 어려울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기에 행정기관이 주도적으로 개발에 나서기 보다는 근시일 동안에 급성장 하면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먹는 떡에 체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저는 현재의 원주가 체하는 것을 생각지 않고 급하게 떡을 먹고 있는 형상이라고 생각하기에 현재 원주에 필요한 것은 물 한잔 먹고 한숨 돌려 다시 떡을 먹을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인구를 넘어 얼마가 될지 모르는, 즉 앞으로 원주에 살 사람들을 위하여 주택을 짓고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만드는 것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금 원주에 살고 있는 30만명의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원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기에 개발에서 관리로 방향을 바꾸자고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급격한 개발로 인한 사회 전반의 후유증을 관리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원주를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주민들이 원주시에 바라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고쳐져야 하고 어떤 것이 도입되어야 하는지, 30만 이상의 인구가 원주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총체적이고도 구체적인 점검이 필요할 때입니다.
저는 그 첫 번째로 원주시가 무엇보다 환경부서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발부서에 밀려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환경부서로는 개발의 후유증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개발사업본부가 도시개발을 총괄하고 있다면 환경관리는 환경보호과가 담당하고 있지만 과가 국을 상대할 수 없음이며 7개 계가 모여있는 환경보호과는 원주시의 다른 부서에 비교했을 때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시급히 분과를 해야 할 때입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환경국을 설치해야 합니다. 우리 지역의 환경에 대한 관리가 환경국이 만들어지면 해결될 수 있다는 유아적인 발상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운영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언급하는 것이고 도시운영에 대한 개발과 환경의 균형을 맞추자는 얘기입니다. 솔직히 인구 30만 명이 넘는 도시에 환경국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도시의 환경, 숲, 공원, 하천, 건강, 안전 등의 분야를 환경국의 업무로 전환하고 개발부서를 견제할 수 있는 힘과 역할이 부여될 때 개발 위주의 원주시 행정이 그나마 균형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경준(원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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