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사업과 관련해 원주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처럼 추진위원회를 승인취소할 경우 잘못된 행정처리로 시민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는 지난 20일까지 마찰을 빚는 주택재개발지역에 한해 재조사를 한 후 행정조치를 내리기로 약속했다. 조사결과 주택재개발지구마다 7~10가지 조치사항을 해당 추진위원회에 전달했고 특히 시공사 계약해지와 추진위원회 선임 등에 관한 사항은 20일까지 이행하지 않을 때 추진위원회 승인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공문을 보낸 상태이다.
　그러나 약속한 기일에서 10여일이 지났는데도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추진위원회 입장
　추진위원회 입장에서는 시공사 계약해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시공사로부터 각종 운영비 명목으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받았기 때문. 계약을 해지하면 그동안 사용한 금액을 시공사에 돌려줘야 하는데 추진위원회에서 이미 지출한 금액을 되돌려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추진위원회에서는 시공사와 가계약 상태이고 공동사업시행자이기 때문에 정식계약체결로 보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도정법의 부칙 경과조치에 따르면 작년 8월 25일 이후 최초로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은 분부터 경쟁입찰방법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는 8월 25일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추진위원회는 경쟁입찰방식을 거치지 않고 주민총회 의결만 거친다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

　▷반대주민 입장
　주택재개발사업 반대주민들은 원주시의 잘못된 행정처리 때문에 발생한 사안인 만큼 원주시가 책임지고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취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정법에 따라 토지등소유자 과반수나 추진위원회 구성에 동의한 토지등소유자 2/3 이상에게 해산동의서를 받으면 추진위원회 승인취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주민들은 원주시에 추진위원회 승인취소를 원하고 있다. 이는 시공사로부터 받은 운영비를 주민이 아닌 원주시에서 책임을 지도록 하기 위한 것. 주민 주도로 승인취소가 되면 책임이 주민에게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원주시가 반대주민과 약속한 기일을 넘기면서 추진위원회 승인취소 처분을 내리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사항이 첨예하게 얽혀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