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시험 압박 예상보다 컸다”

내신 대비 사교육 확산 우려
교육부, 실태조사 후 대책 강구

바뀐 대학입시제도의 첫 대상인 고1 교실이 첫 중간고사를 치루며 팽팽한 긴장감에 쌓여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8학년도 대입전형부터 내신비중을 높이기로 한 가운데 새 제도의 적용을 받는 고교 1학년 교실마다 학생들의 불만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내신 상대평가제 적용 대상인 고1 학생들은 다가올 입시에 대한 기본적인 부담감에다 당면한 상대평가제의 압박감이 더해져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정도. 여기에 대부분 대학들이 2008학년도 입학제도에 따른 대학별 전형계획을 아직까지 확정하지 않아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W여고 1학년 이 모양은 “내신 압박감이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며 “상대평가제 부담 때문에 중간고사 결과에 따라 전학을 하겠다는 친구도 있다”고 전한다.
이들의 고충은 절친했던 주변 친구들과 일종의 눈치보기를 해야 한다는 점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W고 김 모군은 “친구들과 시험 때마다 등수를 따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갑갑하다”며 “중학교 때까지 단짝으로 지내던 친구가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내신 변별력을 높인 뒤 입시에서 내신 비중을 강화하면 학교 교육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명분아래 도입 된 상대평가제가 오히려 사교육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특히 각 대학들의 2008학년도 전형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 진학지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학생들이 그 대안으로 학원가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
상대평가제 도입이 발표된 후 이미 발 빠른 학원가는 내신 전문을 내세우며 불안에 떨고 있는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또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에는 ‘내신 책임지도’, ‘소수 정예 내신반 운영’을 홍보하는 광고전단지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김모씨(48·일산동)는 중간고사를 앞둔 딸의 요청으로 이 달부터 내신학원에 보내고 있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은 모두 다닌다는 말에 경제적인 여유를 돌아 볼 틈조차 없었다”고 전하는 그는 “대입제도 변경으로 사교육비만 더 들어가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단구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이 모 원장은 “학원수강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면서도 “시험 문제가 훨씬 어려워진 상황에서 좋은 등급을 받아야 되는데 학원 수강이 줄어들겠느냐”고 지적했다.

일부 고교 교사들은 “학생들의 불안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요 대학들의 전형계획이 발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진로지도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분위기와 관련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고1 내신부담을 줄이겠다고 지난 4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각 대학에 내달 말까지 2008학년도 전형계획을 확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일선 학교에 인성·협동학습을 강화해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여 나가겠다고 했다.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