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26ㆍ태장동) 씨는 주말이면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부모님과 함께하고자 원주로 직장을 옮겼지만 여가를 즐기며 문화생활을 할 마땅한 공간이 없기 때문.

　서울에 거주했던 이 씨는 책을 좋아해 쉬는 날이면 서점을 찾아 여유로이 차를 마시며 책을 즐겼단다. 그러나 원주에는 편히 독서 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춘 서점이 없다고. 전문서적은 주문을 해야만 구입할 수 있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의 수고는 내년 3~4월이면 끝날지도 모른다. 봉화산택지 내에 1천322㎡ 규모의 대형서점이 입주예정이기 때문.

　서점 개설을 준비중인 서영규 씨는 "20여년 전 처음 서점을 시작할 때도 학생들을 위해 부담없이 책 볼 수 있는 공간을 서점 내에 마련했었다"며 "원주에 문을 열 서점에도 고객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해 시민들이 차를 마시며 마음껏 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친구나 가족이 함께 책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원주에 있는 대형서점은 일산동에 있는 D서점과 단구동에 있는 B서점 등 손에 꼽을 정도. 하지만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엔 많은 부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주희(25ㆍ일산동) 씨는 "원주에 있는 서점에서도 책을 볼 수는 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들으며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서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훈(24ㆍ단구동) 씨도 "책만 구입하고자 한다면 가격 면에서 경제적인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면 된다"며 "다양한 고객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서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소비자는 서점에서 차도 즐기고 식사도 하는 등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를 원한다. 서점에서 몰링  (malling)을 하길 바라는 것이다. 내년에 모습을 드러낼 대형서점이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될지, 기존 대형서점 수준에 머무를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몰링이란?  종합쇼핑몰에서 공연, 쇼핑, 독서, 음악감상 등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을 일컫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