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2010년 계획 인구를 36만명으로 계산하고 있다. 계획대로 인구가 증가한다 해도 아파트 공급이 과다한 셈이다. 2002년부터 2006년 말까지 인구증가율은 1.6%였는데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등 호재가 있더라도 2010년까지 36만명의 인구가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한, 2006년 말 원주시 주택보급률은 89.5%로 부족한 주택 수는 1만1천500여 호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아파트 공급에 단독주택, 다가구, 다세대 주택 증가를 합하면 2010년까지 인구가 현재보다 6만명이 더 늘고 주택보급률이 100%에 달해도 아파트는 남아돌게 될 전망이다.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으면 가격은 하락하는 게 일반적인 현상. 그러나 아파트 시장에도 이와 같은 일반적인 현상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땅값 급등으로 아파트 건설 원가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아파트 건설이 추진되는데다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가 강화되면서 매매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거래도 없기 때문이다.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한다 해도 이는 현재 시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의 동반 가격하락을 가져오기 때문에 공급시장 확대에 따른 소비자의 가격 선택 폭도 그리 크지는 않을 전망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아파트 건설은 이에 따른 상하수도와 도로 등 기반시설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아파트는 기반시설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인당 1일 하수 배출량은 350ℓ. 계획된 아파트 공급량만큼 인구가 증가하면 하루에 처리해야 하는 하수 양도 엄청나게 증가하고 이에 따라 하수종말처리장 증설도 불가피하다. 하수종말처리장 용량은 13만 톤으로 현재 1일 12만 톤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5만 톤의 증설계획을 세우고 기본계획 승인을 요청한 상태지만 완공까지는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아파트 증가와 택지개발에 따라 하수처리에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수뿐 아니라 상수도와 도로 등 각종 기반시설의 수요 또한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또한, 아파트 증가는 녹지감소로 이어져 자연환경 악화 등 환경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원주녹색연합 이승현 사무국장은 "기상청 집계에 따르면 원주는 최근 6년 동안 전국에서 온난화가 가장 심한 지역인데 이는 자연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도시발전을 진행해 왔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며 "아파트 증가와 이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 때문에 도심 녹지가 감소하는 것은 대기오염 증가와 아열대 기후 가속화를 불러와 결국 시민 삶의 질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주시가 도시개발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주목된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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