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할 수 없었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다 한들 누워만 계시는 할아버지보다 힘들겠어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92세의 시할아버지를 모시면서 70세의 시아버지까지 성심성의껏 모시고 있는 이춘희씨(47).
　지정면 신평1리 부녀회장인 이씨는 주위에서 효자며느리로 소문이 자자하다. 10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시할아버지까지 직접 모시게 된 이씨는 노안으로 3년 전 자리에 눕게 된 시할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가며 살고 있다.
　"시할아버지의 대소변까지 치운다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70세가 넘은 시아버지와 밖에서 일하는 남편이 할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시어른이 아닌 친부모라는 생각으로 모시고 있다"고 이씨는 말했다. 그는 "남편이 많이 도와주고 시아버지도 예뻐해 주시니 힘든줄 모르고 오히려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고.
　그러나 늘 가슴에 멍에처럼 걸린 게 있다. 친정어머니가 몇 해 전 치매에 걸린 뒤 병원신세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형편이 어려워 친정엄마를 돌봐드리지 못하는 게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마을에서도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어 마을 사람들 칭찬이 자자하다. 경로잔치 등에서 큰며느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3일 농협중앙회가 주최한 '제12회 농협효행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했고, 지난 10일 시상식 때 받은 금일봉으로 마을노인 70여명을 초대해 점심을 대접했다
허연숙 기자  ysh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