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원주시 분양가 자문위원회가 지난 8일 열렸다.
　원주시는 공동주택 고분양가로 인해 주택가격이 이상 급등하는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주택 분양가를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검증하기 위해 분양가 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첫 자문대상은 행구동 효성백년가약과 우산동 한라비발디 1차 아파트. 분양가 조정위원회는 효성백년가약과 한라비발디 1차 아파트에 대해 각각 평당 629만7천원, 634만7천원이 적절하다고 결정하고 시공사에 분양가격을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분양가 조정위원회는 택지비를 산정하는데 명확하지 않은 사항을 재검토한 결과 택지비 중 중복가산된 항목과 대지조성비, 최근 분양한 아파트 가격을 비교 검토해 가격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시공사에서 제출한 분양가 산출내역서의 과다 계산된 부분이나 착오 계산된 부분 등이 없는지를 정밀 검토하는 등 1, 2차에 나눠 10시간동안 심의했다"고 말했다.
　
　▷시공사는 묵묵부답
　원주시는 조정권고안을 지난 9일 시공사에 전달했고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효성건설 관계자는 "원주시 권고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답변을 피했다. 분양가 조정위원회에서 권고한 분양가격은 당초 시공사에서 제시한 가격보다 22만~23만원가량 내려간 금액이다. 삭감총액을 조사한 결과 한라비발디는 모두 5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효성백년가약은 64억원이 줄어들었다. 이를 35평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한라비발디는 세대당 808만5천원, 효성백년가약은 세대당 784만씩 감소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권고안에 대한 시공사의 수용여부다. 시공사에서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소송까지 갈 수 있다.
　원주시는 시공사측에서 분양가격 변경을 요구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분양가 거품을 빼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시공사에서 제출한 분양가격에는 일부 거품이 끼어있다"면서 "분양가격을 인하하라는 내용의 권고안을 시공사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시공사가 분양가 변경요구를 하더라도 이미 자문위원회를 거친 것이어서 조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분양가 적절한가
　이번 분양가 자문위원회에서 결정한 가격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민주노동당 원주지구당은 지난 10일 원주시 김경진 자치행정국장과 면담에서 분양가 자문위원회에서 평당 분양가를 산출, 인하 권고를 한 만큼 인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분양가 조정위원회를 거쳤는데도 분양가격이 평당 620만~630만원까지 책정됐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지구당 관계자는 "분양가 자문위원회에서 가격을 산출한 기준이 있을 것"이라며 "분양가 산정기준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부적인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분양가 산정 기준이 과연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분양가 자문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분양가가 정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원주시는 세부적인 기준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주시 김경진 자치행정국장은 "분양가 자문위원회가 산출한 가격은 기준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며 "조례에서도 회의내역과 세부적인 기준 등은 공개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 이어질 듯
　효성백년가약과 한라비발디 1차 아파트 분양가격을 놓고 시민들은 너무 높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미분양세대는 1천여세대에 달하고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번 가격이 향후 아파트 가격의 기준이 될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부 공인중개사는 우산동과 행구동은 택지비가 다르기 때문에 산출되는 가격도 다를 텐데 양 아파트 가격이 불과 평당 5만원가량 차이를 보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앞으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이 600만원대를 웃돌 경우 기존 아파트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대한공인중개사협회 강원도지회 강선영 부지회장은 "주택시장을 고려해 고분양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면 미분양세대와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으로 원주에 끼치는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