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초가 되면 되풀이되는 학교 불법찬조금 모금 관행이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최근 운동부를 신설한 A초교는 학교운영위원장 명의의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내 찬조금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 학부모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원주지회(회장:윤금옥, 이하 참교육학부모회)'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B초교는 학교어머니회 운영비 조로 학부모들로부터 3만원씩 거뒀다가 외부로 알려지자 되돌려줬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일부 집행한 돈 때문에 어머니회 임원들로부터 다시 돈을 걷는 촌극을 빚었다.
　불법찬조금 비리가 발생하는 시기는 4월 중순경이다. 학부모회 임원 선정후 봄소풍, 체육대회, 스승의 날 등 학내행사를 시작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4월 한달간 참교육학부모회에 접수된 불법찬조금 제보는 7건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불법찬조금은 학교가 공식적인 방법 외에 어머니회 등 학부모 자생단체, 친목 모임 등을 동원해 음성적으로 모금하는 돈을 뜻한다. 어머니회가 회비를 걷는 명목은 에어컨이나 커튼 등 학교 시설물 설치, 학부모회 운영비, 학기초 교사 식사 및 상견례비용 등이다.
　윤금옥 회장은 "학부모들은 어머니회에서 제시하는 액수가 부담스럽지만 안내자니 아이가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스러워 속앓이를 한다"며 "학교가 나서서 불법찬조금을 걷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광중학교는 3년 전 학부모 총회 때 학교 측에서 절대 찬조금을 걷지 못하도록 당부한 이후 불법찬조금이 근절됐다고 한다.
　윤 회장은 "어머니회를 통해 불법찬조금을 거뒀다가 적발되면 되돌려주면 그만이다"면서 "서울시교육청은 이같은 일이 발생하면 학교장에게 불이익이 가도록 하고 있어 원주교육청도 이같은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사무국장인 정은화씨는 "학교시설물을 교체하거나 어려운 학생을 돕는 일은 학교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며 "어머니회 회비를 걱정하는 학부모는 자녀가 학급임원이 되지 말도록 종용하는 등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주교육청은 스승의 날 등 각종 행사가 많은 5월 한달간 불법찬조금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허연숙 기자  ysh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