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 동안 정규리그 3위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는 동부의 성적으로 볼 때 결과만을 놓고보면 8위라는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 없다. 시즌 중 감독교체라는 초강수를 쓰고서도 9위에 그친 2001-2002시즌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끝없이 이어진 악재는 어떻게 손써 볼 여지를 주지 않았다. 시즌 개막 직전 터진 양경민 선수의 '토토'파문과 징계를 시작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용병교체, 김주성, 손규완 등 연이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까지. 돌아보면 이렇게 악재가 겹친 해가 또 있었나 되돌아 보게 된다.
전창진 감독도 시즌을 마감한 뒤 "주전 5명이 함께 뛴 경기가 한게임도 없다. 문제가 해결됐다 싶으면 또 다른 곳에서 누수가 생겼다. 방법이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강대협, 표명일, 변청운의 선전과 김주성의 부상투혼 등은 다음 시즌에 희망을 걸게 한다.
텅빈 체육관…구단 의지 중요
올해는 관중동원에서도 어려움을 면치 못했다. 성적이 안좋으니 관중이 들지 않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무난한 출발을 보인 1라운드 때도 치악체육관에는 빈 자리가 넘쳐난 점은 생각해 볼 문제다.
허재, 신기성 등 간판 선수들이 떠난 후 그들에게 환호를 보낸 팬들이 함께 사라졌다는 분석도 있고, 수비위주의 동부플레이가 관중감소를 부채질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원주시민을 체육관으로 모으기 위한 구단의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꾸준히 관중이 늘고 있다는 서울 삼성은 시내 40개 학교를 선정해 50% 할인 티켓을 배포하고 학생들이 농구 관전기를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고 있다. 학교에 농구 골대를 기증하고 운동회에 치어리더를 보낸 적도 있다. 팀 간판 선수를 동원해 지하철 안내방송도 실시한다.
방송차량을 동원한 홍보에 급급하고 빈 좌석을 메우기 위해 계열사 직원들을 동원하는 동부와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프로농구 도입초기와 달라진 것 없는 팬 서비스로 경기장을 찾아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들린다.
FA 김주성 잔류 최대 관건
2007-2008 시즌을 대비하는 동부의 부활은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김주성의 거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창진 감독도 내년 시즌 전망을 묻는 질문에 "김주성이 핵심"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까지는 원주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주성을 동부가 어떻게든 잡을 것이라는 게 중론. KBL이 자유계약선수 이적에 대한 보상 규정을 크게 강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김주성의 잔류에 무게를 둘 수 있는 부분이다.
전창진 감독은 "최근 4~5년간 성적이 좋아 선수보강이 거의 없었던데다 자유계약선수 영입도 쉽지 않아 팀의 리빌딩 작업이 어렵다"며 "김주성의 잔류가 내년 시즌 전력의 가장 큰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민호 기자 mh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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