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요 앞 가게에 가서 소주 두병만 사오너라" 과거에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릫막걸리 한 주전자릮를 들고 오다가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본 적이 있는 부모세대에게 있어서 자녀들에게 술심부름시키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류 심부름이나 주류판매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불법인줄 알면서도 릫허용된 불법행위릮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청소년보호법에 의하면 릫보호자나 사회는 청소년룒19세 미만룓의 음주를 제지할 의무릮가 있으며, 릫주류 판매는 금지릮 돼 있다. 이러한 법규정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의 술 구입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들은 릫그냥 기분 내기 위해릮 술을 마시고 심지어 술집 또는 여관방을 잡아서 소위 릫필름이 끊길 정도릮의 폭음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음주로 인해 외박, 학교결석은 물론 기물파손, 폭력, 성폭행 등 범죄나 비행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기에는 음주량도 만만치 않으며, 심지어는 취한 상태에서 등교하는 경우도 있다니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원주시도 예외는 아니며, 최근에는 초등생 음주도 종종 발견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청소년들의 음주실태를 혀를 차며 비난만 하기에는 우리성인들의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실은 청소년 음주 및 음주관련 비행문제의 많은 부분은 성인들이 그 원인제공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소년임을 뻔히 알면서 술을 팔거나, 집단음주와 혼숙을 눈감아 준 것도 성인이며, 온갖 폭력을 미화하고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 것도 성인들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주류접근에 대한 우리나라 법률은 그리 엄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폭음을 즐기는 우리사회의 음주관행도 청소년 음주를 부추기거나 방치한다. 한마디로 청소년에게 술 권하는 사회이다. 입으로는 청소년음주나 비행을 개탄하면서도, 스트레스 해소로 폭음을 합리화하는 성인들로서는 당당하게 음주청소년을 훈계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성인 대부분은 청소년 음주문제의 공범자일지도 모른다.
　이와 대조적으로, 몇 년전 19세의 대학 1학년이던 부시대통령 딸이 식당에서 술을 사려다 적발돼 500달러 이상의 벌금부과와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되었다는 신문기사는 청소년 주류접근에 대한 미국사회의 단호한 태도를 보여준다. 텍사스주의 음주 허가연령은 만 21세로서 이를 어길 경우 이처럼 벌금과 사회봉사명령 등이 엄격히 적용된다. 
　이제 곧 졸업시즌이 되면 짧은 해방감에 젖은 청소년들의 음주행태를 어렵지 않게 볼지 모르며, 설사 술 마시고 비틀거리는 청소년들을 성인들이 목격해도 그들의 비이성적 행동을 두려워해 일부러 못 본 척 피해갈 지도 모른다.
　청소년 음주는 심신의 발육저하를 초래하고, 잦은 음주나 폭음습관은 성인이 돼도 가족관계에 악영향을 미쳐, 장래에 불행해질 가능성을 높인다.   
　원주시가 미래의 건강도시를 꿈꾼다면 2007년을 릫청소년에게 술 안 파는 도시릮, 릫청소년 술 안 마시는 도시 만들기릮 해로 정하고 대책마련에 적극 앞장 설 것을 제안해 본다.
장영인(한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