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조선중기. 최고의 명의로 소문난 허준에게 누군가 묻는다. "피부가 가렵고 피로감ㆍ식욕부진 등이 있습니다. 배가 불룩하게 되고 팔, 다리, 어깨에 출혈성 자반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허준 왈 "간이 안 좋아 그렇습니다. 민물고동을 먹으면 간 치료에 효험이 있습니다. 기름을 짜서 복용하면 치료에 백년 묵은 웅담과 같은 효험이 있을 정도입니다." "아, 그렇군요."
　올갱이, 올뱅이, 대사리, 고동, 다슬기 등등 지역에따라 부르는 이름이 차이가 있을 뿐 모두 같은 말이다(표준어는 다슬기). 간병, 숙취에 이만한 식품이 없다고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6~8월 사이에 먹을 수 있는 알밴 다슬기는 모래를 씹는 것처럼 사각거리지만 효능은 배가된다고 한다. 술 마신 다음날 머리가 지끈거리고 속은 쓰리고 정신을 차리기 힘들 때, 다슬기로 끓인 해장국 한 그릇이면 기운을 차리지 않을까?
　인동에 위치한 인화식당(대표:오금환)은 웬만한 사람들에게 '올갱이 잘하는 집?'하면 '거기!'하며 바로 튀어나오는 곳이다.
　오금환(77) 대표는 올뱅이(인화식당에서는 올뱅이해장국이라 표기한다)해장국 장사를 위해 10여 년 전 원주에 정착했다. 오 대표는 "원주에는 올뱅이해장국을 제대로 하는 곳이 없다며 사람들이 제천까지 먹으러 오는 거야. 그래서 원주에서 장사를 시작했지"라고 말했다.
　맛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토속적이다. 오 대표가 된장, 김치(심지어 젓국까지), 무 장아찌 등 모든 음식을 옛날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세련되진 않지만 푸근하고 물리지 않는다.
　올뱅이해장국(5천원)은 구수하면서 칼칼하고 시원하다. 국물을 떠먹는 순간 국물요리를 참 안 좋아하는 사람도 '밥 말아 먹으면 끝내주겠다'라는 생각이 확 든다. 비결은 장과 올뱅이, 그리고 정이다.
　오 대표는 "얼마전 350년 묵은 간장이 몇 백만원에 팔려 화제가 됐잖아, 장은 푹 묵어야 제맛인거야"라며 올뱅이해장국에 넣은 된장은 3년 묵힌 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간장도 그렇게 묵힌 조선간장만 사용해 조화를 맞춘다고 한다.
　올뱅이는 원통, 정선, 평창 등지에서 공급받는다. 삶아서 빼내고 하는 손질과정은 다른 음식점과 비슷하다. 다만 해장국에 넣을 때 양념을 하는 것이 차이다.
　또한 육수를 다릴 때 무엇을 넣어 깊은 맛을 더한다. 무엇은 절대 비밀이라며 알려 줄 수 없단다. 다만 '야채, 올뱅이 넣고 장 풀고 하면 되지'라며 끓이기 쉬울 거 같다고 말하던 사람도 막상 만드는 과정을 보면 혀를 내두른다고. 그만큼 복잡하게 끓이는 게 인화식당 표 올뱅이해장국이란다.
　오 대표는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 먹는 손님들이 참 고맙다며 뚝배기에 올뱅이를 한 웅큼 더 넣는다.
　오전7시(여름에는 6시)부터 밤10시까지 문을 열며 명절을 제외한 정기휴일은 없다. 좌석은 60석이며 주차장은 인동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766-2662(인화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