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 59.8% 부정적 의견
농촌지역 상대적 박탈감 심해

원주시의회에서 시정질문을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게 있다. 1995년 원주시ㆍ군이 통합된 이후 통합 전 원주군에 속해 있던 농촌지역이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ㆍ군 통합을 추진할 당시 정부는 지역의 균형발전, 자치단체의 경쟁력 강화, 광역행정의 효율성 등을 이유로 들며 권장했다. 그러나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농촌주민은 통합이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상지대 행정학부 박기관 교수가 원주시민 2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통합이 지역의 균형발전에 효과가 있었냐는 질문에 농촌주민의 59.8%는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긍정적인 답변은 7.9%에 불과했다.
　농촌에 대한 행ㆍ재정적 지원이 부족했거나 도시중심의 개발정책으로 농촌지역 환경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재정지원과 관련해 정부도 할말은 없다. 당시 시ㆍ군을 통합하면 정부는 낙후된 농촌발전을 위해 5년간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첫해 20억원을 지원했을 뿐 이듬해부터 전혀 지원하지 않아 행정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원주시는 통합 전과 비교해 농업분야 예산이 200% 이상 신장됐다며 성난 농심을 달래왔다. 통합 전인 1994년 농업예산 규모는 원주시(36억2천700만원)와 원주군(249억7천600만원)을 합쳐 286억30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농업예산은 688억6천600만원으로 241% 증가했다는 게 원주시의 논리다.
　이에 대해 오세환 시의원은 "통합 전과 비교해 농자재 구입비가 2배 이상 뛰었음을 감안하면 농업예산이 증액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문화ㆍ체육시설의 경우도 원주시는 수요를 감안해 도시지역에 주로 설치하고 농촌에서는 건강관리실 등을 통해 해소토록 하고 있으나 농촌주민은 이 역시 불만이다. 통합하지 않았다면 농촌에도 규모화된 문화ㆍ체육시설이 들어서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추모공원과 같은 주민 혐오시설이 농촌에 입지하는 것에 관해서도 농촌주민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통합되면 도시지역의 혐오시설이 농촌에 집중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는 데서 오는 위기의식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지정면에 기업도시, 문막에 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한강수계기금을 이용한 주민숙원사업을 추진하는 등 농촌의 산업활성화와 고용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도농 균형발전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