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만드는 것은 참 만만치 않은 일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만은 두부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면 '참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콩을 서너 차례 물에 씻어 미리 불리고 잘 간다. 콩물을 내 가마솥에 넣고 계속 저어준다. 간수를 넣고 마지막으로 물기를 뺀다. 말로 설명하면 이리 간단한 것을! 그러나 콩을 불리는 시간, 저어주는 정도, 불의 강약, 간수의 농도와 양, 눌러주는 시간 등 맛있는 두부를 만들기 위한 변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흥업에 위치한 '마당 넓은 집' 유정애(53) 사장은 "매일 두부를 만들다 보니 이제는 두부라면 정말 자신있다"고 강조한다.
　근처 교직원과 학생들이 주 손님이다. 유 사장은 "한번 먹어본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데리고 오고 또 데리고 오는 등 입소문이 많이 났다"며 "가수 김수희, 김종환부터 얼마전 원주에 왔던 쇼트트랙 안현수, 이강석 선수 등 우리집을 찾은 유명인사도 한둘이 아니다"고 자랑했다.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두부 만드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방법을 배웠다는 유 사장은 종갓집 며느리라는 직책(?)이 더해져 두부에 손 맛을 더하게 됐다고 한다.
　국산콩을 사용하는데 요즘은 햇콩이기 때문에 더욱 맛이 좋다고. 수입콩은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여도 혀끝에 느껴지는 고소함이 국산콩과 비교가 안된단다.
　유 사장은 "음식 장사를 해보니까 아무리 다른 점이 뛰어나도 재료가 안 좋다면 다 소용없다"며 "내 입맛에는 밭 콩보다 고랭지 콩이 더 맛있는 거 같아 태기산 밑에서 농사 지은 콩만 구입해 사용한다"고 말했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두부전골이다. 유 사장은 "옛날 방식으로 만들어 더욱 찾는 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고 강조했다. 들어가는 재료는 두부와 파, 마늘 정도. 간은 조선간장으로 해 전통적인 맛을 살렸다. 버섯, 시금치, 참나물 등 야채 위주 반찬 10여 가지가 함께 나온다. 5천원.
　묵은지 두부찌개도 마당 넓은 집의 자랑이다. 2년 정도 묵은지를 사용해 숙성된 김치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유 사장은 "땅에 묻은 묵은지를 그때마다 꺼내 사용하는데 올해도 500포기 정도 묻었다"며 "한식은 무엇보다 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두부를 넙적하게 썰어 넣은 묵은지 김치찌개는 두부에 김치맛이 배어 더욱 두부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라고. 5천원.
　모두부는 술안주로 제격이다. 두부랑 싸 먹을 수 있게 볶음 김치가 함께 나온다. 고소한 두부와 약간 시면서도 달짝지근한 볶은 김치가 잘 어울린다.
　오전 9시부터 오후9시까지 문을 열고 정기휴일은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이다. 좌석은 65석이며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문의:762-2094(마당 넓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