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평가는 건설교통부가 주최하고 대한국토관리청. 도시계획학회, 경실련 등이 주관한 올해 '지속가능한 도시대상' 문화부문에 응모해 최우수 평가를 받은 것이다. 원주시는 올해 73개 지역문화시설 확충에 4천176억원을 투입하고 24개 문화예술단체에 14억5천3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지역문화의 미래지향적인 방향에 대한 비전과 의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선 축하할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문화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왠지 이 평가를 시민사회나 문화예술계, 지역주민들은 흔쾌히 동의하는 것 같지 않다.
문화전문시설이라고는 660석만 치악예술관 하나 밖에 없으며 전문 소극장 하나 없는 원주시에 문화시설 확충에 4천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앙부처가 평가한 이 사업과 달리 올해 원주시는 시민이 중심이 돼 지역의 문화예술행사나 축제를 평가해 왔다. '지방대 활용 지역문화컨설팅사업'으로 2006년 1월부터 시작하였던 '원주시 축제와 문화예술행사 모니터링과 평가사업'이다. 원주시가 지원했던 문화예술행사와 축제 전반에 대한 시민모니터링과 전문가 평가 사업이 완료됐다. 아직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11월 간담회 자리에서 많은 불평과 불만의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외부의 평가와 내부 주민들의 체감도가 다를 때 참으로 당혹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문화의 미래지향적 방향과 비전, 그리고 의지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싶다. <아이슬란드의 외침(감독 아리 알렉산더 에르지스 마그누손)>이라는 영화가 상영됐다고 한다. 이 영화는 북구 지역의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의 문화예술 사정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인구 30만의 작은 나라다. 그저 춥고 황량한 나라라는 기억 밖에 없는 이 나라에 음악학교가 90여 개, 오케스트라와 고적단이 100여개, 합창단원이 6천여 명, 록밴드 2천여 개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 영화를 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과장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최근에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다녀오면서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독일 프랑크프르트시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수만 수십 개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몇 십년간 계속 설립을 주도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가서는 음악공연을 하나 보지 못하고 왔다. 사전에 예매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십 개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매가 매진됐다는 것은 너무 부러운 일이었다. 그런 예술의 힘이 유럽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예술 활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시간이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호사스러운 일종의 취향이나 취미가 아니다. 지식정보화 시대의 경쟁력은 인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감수성과 창의성이다. 그 감수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것은 앞으로 지방정부가 해야 될 일 중의 제일 큰 정책과제다. 이미 도시화율이 90%가 넘은 우리나라가 살 길은 도시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것은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인재들이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미래의 경쟁력이다. 원주시 밖에서 볼 때 원주시는 우수한 문화인재나 전문가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다. 이 인력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바로 미래의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의 길이다. 시설은 앞으로 지으면 된다. 그러나 떠난 사람을 다시 오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서 이미 스카우트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수한 팀은 우수 인력을 확보한다.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것,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블루오션이다.
김기봉(행정자치부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 민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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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체 줄도산 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