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1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선거결과에 대한 큰 충격은 지나친 쏠림현상으로 누가보아도 지방분권정치라는 정의가 잘 구현될 수 있는 정당정치의 표출은 아니지 싶다.

작금의 정치현실과 국가의 통치력에 대해 실망을 느낀 표심의 결과라지만 마음 한 구석은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선거결과는 그러하더라도, 과거의 선거 열전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원주천을 살려보겠다는 의지의 표출은 또 나왔다. 단골 메뉴다.

하천 그 자체가 가지는 심미적으로 쾌적한 공간으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심내 적절한 녹지공간이 부족한 탓과 그래도 시민이 원주천을 찾는다는 이유에서인지 시민의 위락과 휴식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하천의 공원화 기능은 더욱 추가되고 행정편의주의적 개념에서 점용하천으로 분류되는 주차장과 각종 행사장으로 하천환경이 점차 전락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천환경의 전문가인 내 생각으로 하천의 고유 기능은 완전하게 무시된 일이다.

이러한 것이 과연 하천의 본래 기능을 제고시키고 주민의 목소리를 담아 들을 수 있는 하천환경의 관리라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어떤 지자체는 하천환경에 대한 주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 전국에서 으뜸가는 하천환경 개선의 선두주자라는 칭송을 들으며 당당하게 주민 앞에 나서고 주민에게 쾌적한 공간의 제공은 물론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갖게 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2004년 원주시민 1천여명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원주천에 대한 이해와 이용도, 원주천의 변화와 기능, 원주천의 수질과 생태성, 원주천 살리기를 위한 사업내용, 자연형 하천정비와 친수공간의 조성, 원주천 살리기 참여의 6개 부문 37개 항목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예를 들고 싶다. 새로운 하천환경의 비젼을 위해서 또 다른 조사결과도 있을 수 있으나, 주민의 선호도와 하천환경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반영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피력한다.

원주천의 이해, 이용도와 수질과 생태성에서는 원주천의 수량감소와 수질악화로 하천에의 접근기회가 줄어들어 추억거리가 없다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멱감기, 고기잡이 순이다.  원주천 살리기 사업은 인위적 시설위주보다 생태적환경에 어울리는 자연형 하천조성이 지배적으로 나타났고, 하천정비와 친수공간으로 조성한다면 그 선호시설로는 화장실, 생태학습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어린이놀이터, 잔디 밭, 산책로, 조깅코스 등이다. 원주천 살리기 사업에는 수질개선과 생태계회복, 시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시설의 친수공간확보에 대한 기대치가 높게 나타났고, 시민참여 방안으로는 생활하수 줄이기, 하천보호 캠페인과 오물수거, 오염행위감시와 고발 등의 순이다.

지금이야말로 시민의 하천에 대한 기대치를 다시 한번 재조명하여 원주천 살리기에 대한 추진전략 그리고 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옛 향수, 도시 내에서 주는 쾌적한 공간, 산과 도심을 이어주는 생태통로에 의한 자연의 친근감 제공과 바람통로에 의한 도심의 오염도 저하와 온도상승 완화, 하천에서 생태학습공간의 제공 등 무한한 가치를 가진 이 봉천을 옛날과 같게는 아니라도 사람과 생물이 같이 어우러지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봉천의 미래상으로 버들치가 사는 원주천,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걱정 없는 원주천, 시민이 가까이 찾는 원주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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