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원주천 상류인 병영교 근처 약 700m 구간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생태성과 자연성이 강조된 하천으로 돌려주겠다는 것과 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하천에 대한 의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원주천의 변천과정은 60, 70년대까지는 농업용수와 일부 생활용수의 활용을 위한 보와 낙차공 그리고 하천을 횡단하는 몇몇 교량을 제외하곤 별 다른 시설의 도입이 없었기에 하천의 고유기능인 환경의 쾌적함과 더불어 자연성과 생태성이 돋보이는 자연하천으로 물놀이, 고기잡이, 목욕이 가능했다.
　그때 유년기를 보낸 지금의 40, 50대는 원주천에 대한 푸근한 향수를 갖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원주천 주변에는 줄, 부들, 고마리, 갯버들, 달뿌리풀, 참나리, 국수나무, 박달나무, 미나리, 억새군락 등이 자라고, 물에는 피라미, 버들치, 갈겨니, 붕어 등과 더불어 지금은 희소 종에 속하는 가는돌고기, 새코미꾸리, 몰개, 참붕어, 배가사리, 미꾸라지, 점줄종개가 서식하고 한국고유종인 가는돌고기, 쉬리, 긴몰개, 몰개, 돌마자, 배가사리, 새코미꾸리, 참종개, 퉁가리, 얼룩동사리 등을 볼 수 있었다. '치악산 아침 해에 밝아온 옛터 봉천 내 맑은 물가 백학이 난다'는 노래가 있을 정도였다.
　80년대 도심 팽창과 더불어 토지의 이용도가 급격하게 높아짐에 따라 하천을 이용하는 형태로 주차장, 장터와  같은 시설이 하나 둘 도입되면서 점용하천의 형태로 전락하고 과거와 같은 하천의 역동성은 물론 자연성과 생태성이 사라져 하천으로부터의 심미적으로 쾌적한 친수공간 확보에 의한 시민의 휴식과 자연적 생태성이 돋보이는 자연친화적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받는 것은 포기하게 됐다. 
　90년대 이후에는 높은 생활수준에 따른 쓰레기 투기와 오ㆍ폐수가 하천으로 유입돼 환경이 피폐화되자 하수관거 정비에 의한 하천수질 정화사업과 더불어 하천의 수량은 줄었지만 수질은 개선돼 도시 개발과 확장에 따른 녹지공간의 부족상태에서 그나마 하천은 도심내에서 공원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됐고 운동시설, 잔디광장 등이 설치되면서 공원하천으로 바뀌게 된다.
　지금의 원주천은 자연성과 생태성이 그나마 살아 있는 영서고 상류와 주산교 하류가 자연하천의 기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주산교 상류에서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려는 시범적 구간에는 방재하천, 점용하천 그리고 공원하천의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원주천의 현 특성을 잘 파악해 보전지역, 복원지역 그리고 향상지역으로 구분해 체계적인 하천계획을 수립하길 기대한다.
　원주천을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원칙은 하천의 고유기능인 깨끗하고 충분한 수량의 물의 확보는 물론 연속성, 다양성, 역동성, 개성과 더불어 수중생태계와 수변식생의 건전성이 강조돼야 한다. 하천환경은 생물종의 주요 서식공간이며 친환경성을 확보해 주는 중요한 환경기반이므로 적극적인 보전, 복원, 향상계획의 수립으로 자연형성과정을 중시한 자연친화적, 하천지형과 천변습지의 보전과 관리, 하천생태계 모니터링과 사후관리계획 수립 등의 원주천 복원의 기본원칙 설정을 해야 한다.
　이번에 원주시가 의욕적으로 수행하는 하천환경개선 시범사업은 자연형과 생태성이 강조되는 하천의 복원사업은 아닐지라도 이를 통해 그간의 하천환경의 오랜 변화를 돌이켜보는 계기가 돼 원주천의 미래상, 체계적인 전략의 수립으로 후손에게 물려줄 원주천을 올바르게 계획하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시민이 하천에 대한 새롭고 바른 의식인 '하천은 인간의 길이 아닌 신의 길'이라는 것을 느끼기를 기대한다.
최흥식(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