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애원 노사관계가 어두운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 대법원은 입소 노인을 폭행했다는 이유로 지난 2004년 형사고발과 함께 해고당한 노조원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상애원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CCTV 동영상을 삭제·편집, 조합원이 노인을 폭행한 것처럼 꾸며 조합원을 해고시키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조를 탄압한 사측의 잘못된 행태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며 해고자 원직복직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희찬 상애원장은 무죄판결이 원직복직으로 이어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사측의 조합원 해고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노동위원회의 결정과 반대되는 판결을 내려 현재 해고 관련 소송은 서울고등법원에 계류중이다.
김 원장은 "무죄판결을 받은 것과 해고자 복직은 별개의 문제"라며 "복직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중인 소송 결과를 따를 것이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무죄판결이 상애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 것이다. 
쟁점사항 중 하나인 조합원과 비조합원 분리근무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듯 했으나 다시 미궁에 빠졌다.
김 원장은 지난 21일 신창근 부시장과의 면담자리에서 분리근무를 혼합근무 체제로 전환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23일 원주시의 중재로 노조와 만나 이 문제를 최종 조율하려 했다. 그러나 비조합원들이 "노조에서 비노조원을 조합원으로 가입시켜주지 않으면 조합원과 혼합근무를 할 수 없다"며 중재자리에 나가려는 김 원장을 막아 결국 중재는 무산되고 말았다. 노사 협상 과정에 비노조원 개입으로 중재가 무산된 것이다.
김 원장은 "얼마든지 혼합근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비조합원들이 조합가입이 전제되지 않는 이상 혼합근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원장으로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노조측은 이에 대해 "비노조원은 노사협상의 당사자가 아니며 협상에 개입해서도 안된다"며 "사측이 비노조원 개입을 이유로 협상을 못하겠다는 것은 사태해결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노조의 CCTV 철거 요구에 대해서도 김 원장은 "노조감시와 인권탄압에 CCTV가 이용된다는 근거를 제시하면 이를 시정하겠지만 절대 다수의 시설 종사자들은 이를 감시 또는 탄압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노조입장을 반박했다. 또 상애원 운영위원회를 민주적으로 구성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운영위원회에 노동자 대표가 포함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 가능한 일이지만 현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1월 27일 현재 파업 98일, 천막농성 14일을 넘기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노사관계가 점점 더 꼬여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고자 복직 문제나 조합원과 비조합원 분리근무 문제 등 어느 한두가지만 해결되도 사태 장기화를 막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요원한 상태이다.
상애원 사측은 노조의 파업이 불법이라며 서울지방노동청 원주지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이고 원주시는 중재가 힘들어 질 경우 강제로라도 천막농성장을 없애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역시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질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하루 빨리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경우 사태가 매우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