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주민 민원해결이 큰 일거리다. 위층이 너무 시끄럽다, 밤에 피아노를 친다, 개 짖는 소리가 난다 등등. 한 관리사무소장은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만 있으면 이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주의를 줘도 내 집인데 뭐 어떠냐며 화를 내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전체 시민의 60%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요즘,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아파트 예절도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같은 통로는 고사하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 아파트 예절은 지켜지기 어렵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공동문화를 만들어가는 곳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일아파트는 지난달 1일 제7회 주민단합대회를 개최했다. 5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해 족구, 줄다리기, 배구, 피구 등을 하며 친목을 도모했다. 지난 2000년부터 계속해온 행사로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가 서로 도와가며 행사를 준비했다. 500원에 점심을 제공하고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윤태영 관리소장은 "'참여함으로 공동체의식을'이라는 슬로건처럼 주민 화합이 목적이다"며 "아무래도 얼굴을 알면 이웃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제4회 체육대회를 실시한 현진아파트의 관리사무소 관계자도 체육대회를 통한 주민화합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현진아파트 입주민들은 반상회가 사라진 요즘도 정기적으로 통로 별 모임을 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등 아파트 관리문제부터 집안 대소사, 자녀 양육문제 등 사소한 얘기까지 나눈다.
현진아파트 입주민 엄모씨(57)는 "자주 만나다 보니 '정말 내 이웃이구나'하는 마음이 생긴다"며 "얼굴을 모르더라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고 웃는 습관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진에버빌 이상학 관리소장은 "홈페이지, 취미모임, 체육대회 등을 통해 주민 서로간 소통하는 문화가 생성된다"며 "아파트 문화는 관리사무소와 주민 간 협조가 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오롱아파트, 대림아파트, 현대1차아파트 등도 주민화합행사를 개최했으나 일부 주민들의 민원 및 주민대표가 바뀌면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설영 기자 sy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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