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동 4통에 사는 박한국(72) 할머니는 매일 새벽5시 동네 골목길 청소와 주민들이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에서 분리수거를 한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20년째 해오는 일이다.
　쓰레기를 모아두는 곳치고 냄새나지 않는 곳이 없다. 박 할머니의 손길이 거쳤더라도 냄새는 나지만 잘 정리되고 말끔하다.
　앞집에 사는 허모씨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5시면 할머니 소리가 들린다"면서 "수시로 나와 쓰레기를 분리하고 가을에는 낙엽, 겨울에는 눈을 쓰는 할머니야말로 우리마을의 보배다"고 말했다.
　할머니의 선행은 전염성이 강했다. 청소를 시작한 주민이 여럿이라는 것. 이렇게 주민들이 어울리다보니 이웃간의 정이 돈독하기로 따라올 도시마을이 없을 정도이다. 수시로 모여 윳놀이를 하고 누군가 몸져 누웠다는 소식이 들리면 너도나도 달려가 집안인을 돕는다.
　박 할머니는 "청소하고 나면 모두들 좋아하는 것 같아 즐겁다"면서 "지금처럼 오래도록 이웃들과 정을 느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허연숙 기자  ysh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