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장)

해마다 추운 겨울이 닥쳐오면 걱정되는 일이 있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이웃들이 또 이번 한파를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을까하는 안쓰러움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포근한 마음이 있으면 참으로 다행이겠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올해는 서민경제가 유례없이 나빠서 저소득 소외계층의 생활고가 이만저만 힘든 상황이 아니다. 기름대신 난방용 연탄소비가 늘어나고 내복 입기 운동이 펼쳐지는가 하면 학교에서는 결식아동 대책이 심각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내년도의 경기회복 전망도 자욱한 안개 속을 걷는 것 같으니 언제쯤이나 안개가 걷히고 화사한 햇살을 볼 수 있을런지 답답할 뿐이다.
이런 때에 생각나는 것이 빨간 「사랑의 열매」이다. 이젠 우리에게 친숙해진 사랑의 열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상징이다. ‘사랑을 나누면 희망이 자랍니다’라는 슬로건처럼 나와 가족과 이웃이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모아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천하는 사랑이 있을 때 차갑던 세상도 조금씩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은 우리의 희망이기도 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년 12월 1일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 62일간을 집중모금기간으로 정하고 이웃사랑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리 원주시에서는 2003년 2억3천6백여만원을 모금했고 2004년 중앙회 지원금을 포함, 6억3백여만원을 배분 받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실적을 거두었다.  
이렇듯 십시일반으로 시민들이 참여하여 모은 사랑의 성금은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무의탁노인, 난치병어린이, 저소득가정, 사회복지시설 등 생활이 어려운 소외계층에게 소중하게 전달되었다.
특히 우리 원주시민은 평소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을 통해 꾸준히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자부심을 갖고 있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시민들이라 하겠다.

내 집 살림도 여유가 없는 힘겨운 처지임에도 이웃을 보살피는 사랑의 나눔을 실천하는 일이 얼마나 멋진지 감탄스러울 뿐이다. 「음덕양보」라 했듯이 남모르게 덕행을 쌓은 사람은 뒤에 저절로 그 보답을 받게될 것이라 믿는다.
두 달간 벌이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은 순수한 민간모금 활동이다.  그러기에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실천할 때라고 생각한다. 작은 정성 하나 하나를 모아 삶에 지친 이웃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우리에게 기쁨과 보람을 가져오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하나님 앞에 헌금하는 정성으로, 부처님 앞에 시주하는 마음으로 이웃사랑 실천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동학에서는 「인내천」이라 하여 ‘사람이 곧 하늘’이라 하였다. 사람을 하늘처럼 존중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우리의 삶 또한 축복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어느 분이 내게 이런 말을 물었다. 그 ‘사랑의 열매’는 얼마에 파는 것이냐고 말이다. 사랑의 열매는 돈을 받고 팔기 위해 제작한 상품이 아니다.  때문에 판매가격이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사랑의 열매는 이웃사랑의 마음을 실천하여 우리 사회를 복지공동체로 가꾸어 가려는 따뜻한 이웃사랑 정신을 상징하는 우리 모두의 약속일 뿐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빨간 ‘사랑의 열매’를 달고 이웃사랑 실천의 대열에 한마음으로 참여하길 기대한다. 함께 하면 정말 행복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