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호저면 광격리를 가득 채웠다.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삼성전자 통신연구소(이하 연구소)가 경로잔치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100여 명의 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밴드를 초청했으며 직원들의 장기자랑이 열려 외로운 노인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준비해온 선물도 증정했다. 이날 주민일동은 연구소 측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광격리 주민들이 연구소와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광격리는 지난해 10월 연구소와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었다. 수원에 소재하고 있는 이 연구소는 직원수가 1천500여 명 정도로 자매결연 직후 마을에서 생산한 고구마를 구입한 이후 올해는 주민들이 재배한 유기농 쌀을 매월 1천200㎏씩 구입해 주고 있다.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구입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감자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감자 300여 상자를 팔아줘 주민들의 시름을 덜어줬을 뿐아니라 고구마, 복숭아 등 다른 농작물도 지속적으로 구입해 농가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고있다. 매주 30명에서 많게는 150명씩 마을을 찾아 농사일을 돕고 환경정화 작업을 하는 것은 기본이다.
　광격리 이장은 "연구소 측에서 추석선물을 주민들이 생산한 농작물로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지만 물량을 댈 수 없어 무산됐을 정도"라며 "연구소가 쏟는 정성이 지극해 주민들을 감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연구소측은 마을입구에 야생화 3만주를 심어 화단을 조성했다. 화단 조성에든 비용은 약 500여 만원.
　크고작은 교류행사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연구소에서 초청행사를 마련해 주민 50여 명이 연구소를 견학하고 전화기를 선물로 받기도했다. 또한 지난 8월 연구소가 마련한 장애인과 함께하는 농촌체험 캠프가 열려 직원 자녀 20명과 장애인 20명이 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1박2일 동안 떡메치기, 복숭아ㆍ옥수수 수확, 고기잡기 등을 체험했다. 잠은 경로당에서 잤다.
　주민들은 감사의 의미로 내년 정원대보름 윷놀이 행사에 연구소 직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연구소 김남균씨는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생각하던 직원들이 이제는 나서서 광격리를 찾고 있다"며 "접하지 못했던 농촌 삶을 이해할 수 있고 직원들 간의 관계도 돈독해진다"고 말했다.
　이장은 "1년 동안 꾸준히 마을 발전을 위해 힘쓴 연구소에 고맙다"며 "여건이 된다면 내년에 연구소 직원들이 연수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설영 기자  sy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