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천의 가장 큰 선물의 하나는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심미적으로 쾌적한 친수공간 확보에 의한 시민의 휴식과 생태학적 특성이 돋보이는 자연친화적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2004년 3월부터 2005년 2월까지의 사계절 특성을 식물별 개화기 중심으로 조사한 내용을 살펴보면서 식생의 보존, 회복, 복원을 통한 원주천 살리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주천 본류구간 및 지천수계에 분포한 식물종류는 265종이며 지천별 식물종류는 흥양천 197종, 화천 203종, 금대천 167종으로 매우 다양함을 보인다.
　원주천 상류의 식생군락은 물푸레나무, 서어나무, 국수나무, 신나무, 박달나무, 갯버들, 쑥, 칡, 쇠뜨기, 사초류, 달뿌리풀, 참나리 군락이 고르게 나타나 산지하천의 특성을 충분하게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에는 바위말발도리, 산철쭉, 산딸기, 멍석딸기, 돌단풍 등이 분포하고 물가의 습지에는 줄, 부들, 고마리, 여뀌, 세모고랭이, 갯버들, 달뿌리풀, 참나리, 국수나무, 박달나무 등 자연적 하천상류의 식생을 이루고 있다.
　반면 도심부(개운교~학다리)인 원주천 중류부에는 인위적 하천정비로 인한 직강화,  콘크리트 사면처리와 고수부지의 건천화로 인해 하천생태계가 교란돼 건지성식물인 환삼덩굴, 망초, 개망초, 미국개기장 등 외래종의 교란 식생대를 이루고 있어 식생의 건전성을 상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천폭이 다소 넓은 일부지역 습지에서는 토착종인 줄, 애기부들, 미나리, 노랑붓꽃, 달뿌리풀, 억새군락 등이 조사돼 식생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원주천 하류부는 중류부에 비해 비교적 양호하나 상류의 교란 및 오염원에 따라 사초류, 물, 고마리, 물여뀌, 달뿌리풀, 물피, 미꾸리낚시 등이 우점을 이루고 있어 생태성이 다소 떨어지는 일반적인 하천식생을 유지하고 있다. 기타 제방에는 버드나무, 갯버들, 오리나무, 느릎나무, 소나무 등이 우점을 이루고 있다. 특히 주산교 부근의 하반림에는 소나무 군락을 이뤄 원주천의 대표적 조류인 왜가리 서식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상ㆍ하류와 지천의 식생은 비교적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원주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면 조속한 회복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중류부 도심구간은 세심한 복원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원주천의 식생 회복과 복원을 위해서는 하천구조의 변경과 더불어 줄, 갯버들, 노랑붓꽃, 애기부들, 갈대, 억새, 물억새, 달뿌리풀, 세모고랭이 등을 구역별로 선별해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음과 외래종과 교란종인 환삼덩굴, 개망초, 돼지풀, 소리쟁이, 미국개기장, 미국가막사리 등의 제거는 이미 분석한 바 있다.
　이제라도 원주천이 가지는 옛 향수는 물론 하천이 주는 풍요로움을 다시금 생각하며 '하천은 생명'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원주천은 도심 내의 쾌적한 공간, 산과 도심을 이어주는 생태통로에 의한 자연의 친근감 제공과 바람통로에 의한 도심의 오염도 저하와 온도상승의 완화, 하천에서 생태학습공간 제공 등 무한한 가치를 가진 이 봉천을 사람과 생물이 같이 어우러지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주천의 하류인 1군사령부 후문의 하천변 갈대숲을 걷는 즐거움도 최근의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인간의 길에 의해 없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첨단문명에 따른 이기의 편리함 추구에 의해 옛 향수나 추억 그리고 쾌적한 공간에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박탈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가을의 한가운데인 한가위를 보내고 난 후유증과 더불어 최근의 시태만큼이나 우울하기 그지없다.
최흥식 교수  상지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