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종??(한라대 경제통상학부교수)

탤런트 김혜자씨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었다. 처음에는 책 제목만 보고서 자녀 교육을 엄격하게 하기보다는 사랑과 관용으로 하라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을까 했는데 막상 책을 펴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녀는 월드비전이라는 자선단체의 주선으로 에티오피아를 방문하였다. 참혹하기 그지없는 환경에 내버려져 있는 어린이들을 만나고 온 다음, 마치 홀린 듯 케냐,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르완다, 인도 등을 연이어 방문하며 어린이들을 만났다.

그녀가 만난 아이들은 기아와 성적 학대 등으로 죽음의 골짜기로 내몰리고 있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안아주고 도와주었다. 전쟁으로 고통 받는 어린이들의 참상을 목도하고 나서 “어떤 이유로도 전쟁은 안 된다. 꽃으로도 이 아이들을 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데서 책 제목을 따왔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비만 문제로 고민하며 살을 빼기 위해 운동요법, 식이요법, 약제복용, 수술요법 등에 천문학적인 돈을 뿌려대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의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한쪽에서는 애완동물이 조금만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당장 동물병원에 달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간단한 의약품이 없어 어린이들이 실명하거나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인기 스타들이 떼돈을 벌기 위해 거침없이 옷 벗기 경쟁을 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정작 입을 옷이 없어 어린이들이 추위에 몸을 떨고 있다.

절대빈곤 가정이란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가정을??말하는데 전세계 어린이의 25%가 이 절대빈곤 가정에서 자라나고 있다.

입 하나를 덜기 위해 독초를 먹여 갓난아기를 죽여야 하는 기막힌 일도 종종 벌어진다. 세계의 갑부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선의 손길을 펼친다면 좀 좋으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세계 최고 부자 세 명의 재산이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에 사는 사람들의 연간 소득보다 많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부자들이 이런 일에 적극 나서지 않고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나서더라도 이 문제는 훌륭하게 해결될 수 있다.

만원만 기부하면, 굶어 죽어가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 어린이 한 명에게 하루 두 끼의 음식을 한 달 동안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달에 단돈 만원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이보다 더 보람차고 행복한 일이 또 있을 것인가.

월드비전(www.worldvision.or.kr, 02-783-5161)이??펼치고 있는 기부 캠페인에 형편이 닿는 대로 참여해 보자.??1950년 한국전쟁 당시 고아를 돕기 위해 미국 선교사 밥 피어스 목사가 설립한 월드비전은 수많은 고아들을 아사 상태에서 구출하였다.
이제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되었으니 온정의 손길을 고통 받고 있는 외국 어린이들에게 되돌려 줄 차례라 믿는다. 월드비전이 기독교 구호단체라 선뜻 나서고 싶지 않는 불교신자라면 불교 구호기관을 찾으면 될 것이다. 종교와 무관한 구호단체도 얼마든지 많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극빈층 아이들이 수두룩하고, 북한에도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인데 굳이 외국 어린이를 돕자는 것이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분들은 걱정하거나 불평하실 필요가 전혀 없다. 월드비전을 비롯한 여러 구호 기관들은 해외사업과 함께 국내 사업 및 북한 사업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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