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진 언론인


치열한 경쟁을 뚫고 17대 국회에 진출하게 되신 이계진 당선자에게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드립니다. 방송계에선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이 당선자이지만 선거 판에서도 과연 기린아가 될 것인가에 대해 어느 누구하나 자신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그것도 단 한차례의 도전으로 월계관을 쓰셨으니 이 당선자에게 “기린아”란 호칭을 붙이는 것이 조금도 어색치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축하를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엔 진흙탕 같은 정치 판에서 이 당선자 같이 때묻지 않은 사람이 망가지지 않고 잘해낼 수 있을까 내심 걱정도 하게 됨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이제 이 당선자는 이 달 30일이면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어엿한 새내기 정치인으로 힘찬 첫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방송인으로 우뚝 서신 것처럼 정치인으로서도 꼭 성공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정치하는 많은 사람들이 처음엔 기대에 부응키 위해 성실히 나랏일을 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타락의 길을 가 패가 망신하는 사례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기에 이 당선자에 대한 기대와 걱정은 더욱 각별하다고 하겠습니다.


이 당선자는 지난 선거운동 때부터 타 후보들과 차별되는 점이 많았습니다. 선거 공약 수가 가장 적었고 국회의원과 시장이 할 일을 확연히 구분한 것 등은 이번 선거뿐 아니라 역대 선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선거 때 후보자들의 공약을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시장, 국회의원이 할 일을 확연히 구별하신 것은 참 잘 하신 겁니다. 지금까지 보면, 시장이 한일도 모두 국회의원 자기가 한 것처럼 말해 빈축을 샀던 사람이 어디 한두 사람입니까.
이 당선자께서는 적어도 지역 일에 발목잡혀 국정의 한 축으로서의 당당하고 걸 맞는 처세에 한치의 어긋남도 없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부정한 것, 부패한 일엔 아예 눈길도 주지 말아 항상 깨끗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국민 앞에 떳떳이 서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국민들은 연일 신문, 방송 등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정치인의 비리 사건과 추문에 신물이 나다 못해 구역질을 하고 있음을 이 당선자도 잘 알 것입니다. 앞으로 국정에 참여하여 소신과 꿈을 펴실 때 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겪으시겠지만, 그렇더라도 결코 국리민복추구란 대 원칙만은 굽히지 말아 국민에게 비젼과 소망을 주는 정치인이 되십시오.


옛날 북미 어느 지역 인디언 촌에서 있었던 일이랍니다.


추장이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후계자를 지명하기 위해 후보 청년 3명에게 무엇인가를 가지고 오라며 마을 밖으로 내보내었다고 합니다. 얼마 후에 먼길을 떠났던 청년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게 되었는데 한 청년은 꽃을, 또 한 청년은 추장의 병 치료를 위해 약초를 내놨으나, 마지막 청년은 그냥 빈손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추장은 빈손으로 온 청년에게 나무라는 투로 “너는 왜 아무 것도 가져온 것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저는 부족이 살 곳으로 물과 풀이 풍성한 땅을 찾았다”라고 하더랍니다.


이 얘기를 들은 추장은 그 자리에서 추장의 선물만을 챙긴 후보자들을 물리치고 부족을 살릴 방도를 찾은 청년을 후계자로 지명했다고 합니다.


이계진 당선자도 이 인디언의 고사에서 보듯 개인의 욕심이나 인기에 영합해서 국민을 보살피는 큰 틀의 정치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국가나 국민이익에 어긋나는 일이라면 아무리 철석같은 당론이라도 좌고 우면 하지 않고 한마디로 ‘NO’ 하는 소신 있는 정치인이 되어주십시오.


앞으로 이 당선자는 정치 초년생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큰일을 하려하면 좌절도 클 터이니 욕심부리지 말고 차근차근히 공부하는 자세로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십시오.


이러다 정 힘들면 고향에 내려와 지역의 어르신들과, 선배, 후배들로부터 힘 얻어 다시 도전해 보십시오. 등 푸른 치악산과 우리 원주인들은 항상 마음 문을 열어 이 당선자를 얼싸안고 지혜와 힘을 나눠줄 것입니다. 항상 좋은 소식 전해주시기를 기대하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