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오 상지대 경제통상학부교수


문화산업은 벤처산업이면서도 성공할 경우에는 커다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부가가치산업이다. <실미도>, <태극기를 휘날리며> 등 최근 국내의 영화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성공은 문화산업의 높은 수익성을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최근 들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국내 문화산업의 동향과 정부의 진흥정책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대중가요(J Pop) 등이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그들의 주요 연구 대상(벤치마킹)이 되기에 이르렀다.


본격적인 문화전쟁을 치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내의 문화산업을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들이 놓여져 있을까? 여기서는 문화콘텐츠 관련 통계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고서는 문화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는 문화산업통계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문화산업통계협의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대단히 시기적절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정부가 문화산업의 통계체계를 개선하고자 할 때 가장 시급히 요청되는 것은 문화산업의 산업분류를 국제적인 추세 등을 감안하여 보다 합리적ㆍ과학적으로 추진해 가는 것이다.


원래, 정책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는 문화산업의 분류는 문화업 관련 통계조사는 물론이고 문화 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인력, 조세, 그리고 국제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글로벌 화된 사회에서는 표준산업분류체계에서 문화산업이 어떻게 분류되고 있는가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 각국에서는 최근 들어 공통적으로 표준산업분류의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UN의 기준을 따르고 있는 EU,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19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예술 및 오락산업을 포함한 문화산업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미국과 일본 등에서는 정보산업 내지는 정보통신산업의 신설을 통해 문화산업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2007년도 개정을 목표로 하는 UN과 EU 공히 제조업에 분류되어 있는 출판업을 새롭게 신설될 것으로 고려되는 정보 부문으로 이동시키는 등, 세계 각국이 공통적으로 정보 대분류에 출판, 통신, 영화, 음악, 그리고 인터넷 활동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및 북미, 일본과 함께 UN, EU가 거의 비슷한 분류기준과 항목으로 수렴하는 이른바 ‘수렴화 가설’에 상당히 근접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에서의 이러한 흐름을 감안하여 국내에서도 출판산업, 음반산업, 게임산업을 새롭게 신설되는 ‘정보 및 통신산업(가칭)’이나 혹은 더욱 세분하여 ‘정보산업(가칭)’으로 이동하고, 기존의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산업’에 존재하고 있는 영화산업과 방송업도 이에 포함시켜 명실상부하게 이 대분류 항목이 문화산업의 주요 부분을 분류하게 하는 방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통계의 정비가 필수적이다. 이는 문화산업 관련 통계를 정비하는 것이 바로 돈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통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고서는 문화시장의 실태 파악도 어려울뿐더러 올바른 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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