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종 한라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성들의 이름이 방송과 신문을 도배하고 있다. 강금실, 박근혜, 추미애 …. 자라온 환경, 걸어온 길, 품고 있는 소신은 다르지만 그들은 지금 우리 앞에서 각기 새로운 대한민국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이다. 필자는 그들 모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어느 유행가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세상의 반은 여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역사를 살펴보면 전통적인 유교 문화권의 영향으로 여성들이 가정이나 가정 밖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한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만 하더라도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그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여성들의 학력 수준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농업이나 제조업처럼 강인한 체력을 요구하는 산업의 발전이 주춤하는 사이, 좀더 따뜻하고 살뜰한 배려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또한 여성과 남성에 대한 차별을 금하는 법률의 제정도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울러 늘어나는 지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여성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은 결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많이 늘어났지만, 아쉽게도 그들이 맡고 있는 직종을 보면 교사나, 간호사, 판매원 등 일부 일자리에 편중되어 있다. 또 그들의 직책을 보더라도 하급직이 대종을 차지한다. 공식적으로는 차별이 없지만, 보이지 않는 가운데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밖에서 보면 여성들의 승진 사다리가 위로 잘 열려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느 선 이상에는 투명한 장벽이 가로막혀 있다고 해서 학자들은 이를 ‘유리천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우리나라 인구의 반을 점하고 있는 여성들이 적재적소에서 자신의 기량을 뽐내어야 한다. 능력 있고 열정도 넘치는 많은 여성들이 ‘유리천장’ 때문에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펼쳐 보일 수 없다면 이는 실로 엄청난 국력의 낭비라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서 남성들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여성을 일자리의 당당한 파트너로 인정할 뿐 아니라 우수한 여성에게는 상위직 진출을 보장해야 한다. 아울러 일부 여성들의 잘못된 태도도 당연히 고쳐져야 한다. 여성이니까 적당히 일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자신도 살아남기 어렵겠거니와 선량한 후배 여성들의 앞길을 막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선거일이 점차 다가오면서 총선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많은 여성들이 여의도로 가기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암탉이 울면 집안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다는 근거 없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탓이 클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연고에 묶여 허둥대는 남성 정치인보다 어쩌면 그러한 각종 연고로부터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여성 정치인이 보다 더 투명하고 훌륭한 정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도 있겠다.


아무쪼록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참담한 국면에 처해 있는 조국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분연히 일어난 많은 여성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저마다 선전선투해 줄 것을 빌어 마지않는다.
우리 유권자 모두는 여성 후보자를 남성 후보자와 똑같이 존중해주어야 할 책무가 있음을 잊지 말자. 중요한 것은 그들의 경륜, 그들의 비전, 그들의 열정, 그들의 소신이지 결코 그들의 성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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