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주민서비스혁신추진단 민간협력팀장)

　서비스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봉사활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욕망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재화는 제한돼 있지만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다. 따라서 아무리 서비스를 잘해주어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때뿐인 것이다.    
　요즘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자신의 요구와 욕구를 솔직하게 드러낸다. 특히 공공과 공익적 서비스는 더욱 그렇다.
　 그러다보니 세상이 항상 시끄럽다. 각종 이해와 이익단체들의 집회와 시위로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문제는 시끄럽게 하지 않도록 사전에 조치를 취해주면 될 것이다. 그러나 정책은 항상 이해관계가 엇물려 있다. 이익을 보는 집단이 있으면 손해를 보는 측이 존재한다. 그러다보니 갈등이 항상 존재한다. 문제는 정책수립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어느 쪽 시각과 관점을 견지하느냐는 것이다. 대부분 다수의 입장을 존중하고 받드는 상황이지만 정책이라는 것이 꼭 다수의 의견이 옳다고 볼 수는 없어서 외로운 결단을 내릴 때도 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주변은 시끄러워진다. 더욱이 찬반의 입장이 팽팽할 때는 소요의 분위기는 더 험악하다.
　서로의 이해에 대해서 차분히 논의하고 상대방을 설득시키고자 하는 민주적 대화와 공론의 장이 우리에게는 부족한 것 같다. 얼마 전 영국에서 행복과 관련된 지표 둘이 발표되었다. 영국 정부의 두뇌집단인 신경제학재단(NEF)의 행복지수와 영국 레스터대학 에이드리언 화이트 교수의 세계 행복지도다. 공교롭게도 두 연구에서 한국의 행복 순위는 102등이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1위라지만 행복 순위는 바닥이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하더라도 이 결과는 너무하다 싶다. 정부는 '2030년 비전'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러자 "재원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무책임한 발표다"라는 비판들이 줄이었다. 정부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지금 눈앞에 불도 끄지 못하면서 미래 운운하냐는 비판이 응당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0년 전에 오늘날의 저출산ㆍ고령화의 문제, 사회양극화의 심화 등에 대한 예측이 있었다면 오늘의 어려움은 상당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래의 비전을 탓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서 제시한 미래로 갈 것인가에 대해 각계의 고민과 의견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무조건적 반대는 또 다른 고집을 낳는다. 정치집단도 마찬가지며 언론방송도 마찬가지다.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은 모 아니면 도식이다. 이런 상태에선 오늘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미래의 희망도 존재하지 않는다. '2030비전'에 비해서 지금 정부는 조용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정책 하나 집행하고 있다. 그것은 주민들의 욕구와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동안 중앙부처에서 제공해오던 서비스들을 묶어서 필요로 하는 대상과 계층에게 제대로 한 번에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민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보다 주민들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서비스의 정신이 필요하다. 주변의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섬김과 나눔은 바로 원주의 정신이기도 하다. 갈등 없는 사회란 없다. 그 갈등을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내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무위당 선생의 말씀 '기어라, 모셔라, 섬겨라'가 생각나는 가을이다. 오는 추석 어려운 이웃들을 되돌아보자. 내 주머니가 가벼울수록 더 많은 행복이 우리들에게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