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열매


김대호


원주시사회복지협의회장


「사랑의 열매」는 이웃돕기 정신을 상징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활동의 심볼이다. 세 개의 빨간 열매는 나와 가족과 이웃이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하나되어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의 정성을 모아 보람 있는 결실을 맺게 함으로써 더불어 함께 사는 복지공동체를 실현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사랑의 이웃돕기’하면 문득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분이지만 「사랑의 성녀」라 불리는 마더 테레사 수녀님의 모습이다.


그가 외쳤던 사랑의 복음은 “적게 받을수록 더 많이 나누자”는 것이었다. 그는 인종과 종교와 계층을 초월하여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을 사랑으로 돕는 일에 일생을 바쳤다.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갖으려하지 않고 오직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사랑의 강물을 불리기에 고운 얼굴에는 주름이 잡혀갔고 소생하는 눈망울들을 바라보며 패어진 주름 속에 포근한 미소를 담아 넣고 살았던 것이다.


오늘의 우리 현실은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있다.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배려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우리 이웃에는 버림받은 어린이, 굶주리는 부랑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질병에 고통 받는 환자, 외로운 노인, 뜻밖의 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배고프지 않도록, 불편하지 않도록 , 외롭지 않도록, 일할 수 있도록 보살피는 일은 곧 우리들의 소임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갖고자 하는 욕심보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우선으로 하기란 평범한 사람에게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근근이 어렵게 살아가는 형편이면서도 내가 덜 쓰고 이웃에게 더 나누어 주려는 마음이야말로 복지공동체를 실현하는 밑거름이라고 믿어진다.


얼굴을 보이지 않는 후원자의 따스한 손길이야말로 밝은 사회를 가꾸는데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003년 모금액은 903억원으로 이 중에 개인기부금은 19%인 175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기업기부금으로서 이것도 대기업성금이 주축을 이룬다.


이에 비해 미국의 경우는 전체기부금의 80%가 개인기부금이고 기업기부금은 10%에 불과하다.


물론 국가 경제력의 격차가 있지만 국민1인당 연평균 기부액이 미국 70만원, 영국 24만원에 비해 한국은 5천800원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웃돕기 성금모금에서 개선할 점은 공공기관 및 대기업에 편중된 기부주체가 개인모금으로 대폭 넓혀져야 한다는 것이고, 1회성 반짝 기부행위가 아닌 정기적인 기부자수를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성금액에 대한 세제혜택을 현행법인 5%, 개인 10%에 불과한 것을 대폭 확대함으로써 기부문화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건전한 모금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기부금품모집규제법을 진흥차원에서 개선하고, 모금비용도 미국의 경우 20～30%에 비할 때 우리의 2%내 제한은 모금활동을 오히려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원주시가 지난해 모금한 성금은 1억1천300만원이고 배분 받은 금액은 2억8천300만원이었다. 올해의 모금 목표액은 2억1천만원으로 지난해의 두 배 수준임을 감안할 때 적은 정성이라도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가 요망된다. 시민 한사람이 1천원씩 모은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웃돕기 성금모금은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따뜻한 이웃사랑 실천이다. 이 이웃사랑 실천은 시민의 권리이며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 함께 「사랑의 열매」를 달고 이웃사랑 실천에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