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예약하면 숙성시킨 회 맛볼 수 있어


일식 쉬리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단계택지 타이타닉 건물(형제빌딩) 6층에 문을 연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오픈 이후 지난해 사장 임윤자씨(45·여)가 인수하기 전까지 일식 쉬리는 노바다야끼를 표방했다. 술안주로 인기있는 일식 간단메뉴가 메뉴판을 가득 메웠고, 고객 연령층도 젊었다. 그러나 임 사장은 정통일식을 추구, 일식 쉬리의 분위기를 확 바꿨다. 정통일식을 표방한 이후 손님 접대차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서 내린 후 일식 쉬리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일식풍의 분위기가 흠뻑 몰려온다. 은은한 조명과 일본 특유의 왜색풍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지난 7년간의 일식풍 분위기가 식당 곳곳에 녹아 있다.

횟집이니 당연히 어떤 생선을 쓰느냐가 관심사일 것. 일식 쉬리에서는 주로 일본의 양식산을 동해나 의정부 등에서 공수해 쓴다. 생선회를 즐겨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가 된 일본이 생선을 다루는 기술 또한 세계 최고여서 인지 국산이나 중국의 양식산보다 생선의 빛깔이 곱고 신선도가 뛰어나다고 한다. 간혹 일본산 구입이 어려워 중국산을 쓸 때도 있는데 반드시 이를 손님들에게 통지한다.

자연산은 물론 국내산을 쓴다.
경력 4년차의 주방장 박정범씨(27)는 양식산 생선회를 꺼릴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이유인 즉 양식산은 좋은 것만 골라 먹여 키우기 때문이라고. 양식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투여된 항생제의 잔류문제에 대한 걱정인데 양식장에서 출하하기 15∼20일 전에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안전한 것으로 연구결과 밝혀졌으며, 요즘 양식장에서는 이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일식 쉬리에 미리 예약을 해 두면 숙성된 회를 맛볼 수 있다. 예약 30분 전 회를 뜬 후 3∼4도의 상온에서 보관하면 육질에 탄력이 생긴다. 13∼14도의 수온에서 놀던 생선이라 3∼4도의 상온에서 30분간 보관하면 육질이 탄력을 얻게 되는 원리라고 한다.

방금 뜬 회는 탄력 면에서는 숙성시킨 것에 비해 뒤져도 쫀득한 맛이 강하다고 하니 탄력과 쫀득함 사이에서 잠시 갈등할 필요가 있겠다.

회를 먹기 전 입맛을 돋구기 위한 전채요리인 스끼다시도 횟집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박 주방장은 이에 대해 “최근에는 식당들마다 평준화 추세”라고 말했다. 주방장들이 이직으로 식당을 옮겨 다니며 비법이 여러 곳에 전수된 탓이다.
일식 쉬리는 일주일 간격으로 스끼다시를 교체해 늘 오던 고객들에게 새로운 맛을 전하고 있다. 회무침, 참치훈제, 골뱅이무침 등은 고정된 메뉴이다. 때로는 손님의 취향에 맞는 스끼다시를 박 주방장이 솜씨껏 만드는 경우도 있다. 모 식당에서 이런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주방장에게 넌즈시 말을 건네면 박 주방장이 솜씨를 부리는 것이다.

스끼다시와 회, 해산물 구이 등이 나가는 쉬리 정식은 1인분에 3만5천원이다. 점심메뉴의 쉬리 정식은 1만5천원인데 저녁의 쉬리 정식이 좀 간소해 졌다고 여기면 된다. 대구탕(7천원), 알탕(7천원), 서더리탕(5천원·매운탕), 새우튀김정식(8천원) 등도 점심메뉴로 잘 나간다.

지하에 주차장이 있으나 협소해 주차요원을 두고 고객의 차를 관리한다. 방은 12개, 미닫이문을 모두 열 경우 최고 40명까지 한 곳에서 식사할 수 있다.
▷문의:743-7272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