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풍경과 어우러진 단아한 멋 매력

가끔 일상이 지겨울 때가 있다.
매일 같은 시각 출근하고, 회사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퇴근하면 삼겹살이나 감자탕에 소주잔을 기울이는 게 보통사람의 일상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 한 켠에 늘 일탈을 담아 두고 산다. 무리한 일탈은 후회를 부르는 게 다반사지만 건전한 일탈은 삶의 활력으로 작용한다.
건전하게 일탈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문득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 소중한 친구를 차에 태우고 치악산을 향해 소초면 방면으로 직행한다. 싱그러운 가을에 숲을 향해 달려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싱그러워질 것이다. 더구나 울긋불긋 단풍드는 가을이 아니던가.

치악산 드림랜드 입구까지 다다르면 오른쪽편으로 베이스캠프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한동안 문이 닫혀있던 베이스캠프는 지난 8월 김춘호 사장이 인수해 다시 문을 열었다. 베이스캠프는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부려 보기에 적합한 장소. 치악산 자락에서 느껴지는 신선한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고 등산객을 맞는 베이스캠프처럼 아늑함도 느껴진다. 멀리서 보면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단아한 멋을 내며 들어서면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곳의 매력.

메뉴판을 펼치니 여러 가지 먹음직한 음식들이 눈에 들어온다. 식당 명칭에 ‘정식’이란 단어가 붙으면 그 식당의 메인 요리인 법. 베이스캠프 정식도 같은 범주다. 정식을 주문하면 돈까스, 생선까스, 함박, 새우와 와인이 곁들여진다. 1인분에 1만6천원.

어린이 정식은 돈까스, 함박에 피자와 스파게티를 곁들이는데 가격은 1만2천원이다. 이 밖에 왕새우와 안심스테이크, 낙지덮밥, 김치볶음밥, 이탈리안 함박스테이크, 해물스파게티 등의 요리가 준비돼 있다.

음식기행을 취재하게 되면 맛있어 보이게 잘 써 달라고 의례적으로라도 부탁하게 마련인데 이 식당의 사장 김춘호씨는 더도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써 달란다. 겸손하기도 하려니와 맛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베이스캠프를 아름다운 일탈로 소개한 이유는 김 사장의 맛에 대한 자신감과 아울러 손님에 대한 이 식당의 배려가 아름답기 때문이다. 이 식당에서 차를 한잔 마시더라도 반드시 안흥찐빵을 먹고 한방차를 한잔 이상 마셔야 한다. 물론 안흥찐빵과 한방차는 공짜로 무제한 제공된다.

한방차는 갈근녹차탕이나 인삼녹차탕으로, 은근한 향과 함께 몸에 좋은 차라고 종업원들은 설명했다. 또 식당 가운데 놓인 난로에서 구운 밤이나 고구마가 손님들에게 제공되기도 한다. 종업원들은 “사장님이 주는 걸 좋아해서 종업원들만 고생하고 있다”고 애교성 푸념을 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앉아서 차 한잔 주문하고 이렇게 푸근한 대접을 받을 수 있다면 아름다운 일탈이라고 소개할 만 하지 않은가. 식당 한 켠에 놓인 피아노와 기타는 누구든지 만질 수 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이 김정은을 위해 피아노를 치던 장면을 재연한다면 그의 연인은 입이 귀에 걸리게 될 것.

식당 옆문으로 나가면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도록 벽돌로 만든 캠프파이어장이 설치돼 있으며, 그 위에는 20∼30명 정도가 앉아서 게임을 해도 될 정도의 평지가 있다. 또 식당 옆에 1㎞쯤 되는 산림욕 산책로가 있다.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