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 효과 ‘술꾼’들의 인기 독차지

황태의 맛은 하늘이 내린다. 황태를 만드는 것은 눈과 바람, 햇빛이다. 내장을 빼낸 명태를 일교차가 큰 추운 지역에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다.

얼기와 녹기를 계속하면서 노랗게 보푸라기가 이는 질 좋은 황태가 된다. 살이 북실북실하게 일어난 모습이 꼭 더덕 같다고 해서 ‘더덕북어’로도 불린다.

단계동 봉화산택지 앞 황태해장국은 원주에서는 처음으로 황태해장국을 선보였다. 14년 전 서원파출소 옆에서 개업해 원주소방서 옆으로 옮겼다가 4년 전 지금의 자리에 둥지를 틀었다. 단구동 남원주초교 앞에 분점도 냈다.

송태권 사장(48)은 부산에서 사업을 크게 하다 실패한 후 무작정 친구를 만나러 강릉에 갔다가 진부령에서 황태해장국을 처음 먹어 봤다고 한다. 그 맛에 반해 황태해장국 식당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고, 둥지를 튼 게 원주였다.

연고는 전혀 없었지만 연고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 원주의 풍토가 도움이 됐다. 아내 최영란씨(41)와 함께 깊은 맛이 나는 황태해장국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 원주에서는 황태를 주로 국으로 끓여 먹었기 때문에 해장국을 선보이면 성공할 것으로 믿었고, 믿음은 적중했다.

또한 최고의 재료를 사용해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진부령 황태 덕장을 매입했다. 현재 시중에 값싼 중국산 황태가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아무리 솜씨가 좋아도 중국산 황태로는 결코 최고의 맛을 내기가 어려워 덕장에서 직접 황태를 만들어 쓰고 있는 것. 황태해장국과 함께 나오는 김치와 풋고추도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변함없는 맛이란 김치가 금치로 불릴 때, 여름과 비교해 겨울철 풋고추값이 10배 이상 비쌀 때라도 항상 같은 재료로 김치를 만들고, 풋고추를 상을 올린다. 겨울철 풋고추 맛에 반해 재차 빈 그릇을 내밀어도 요구하는 대로 제공된다.

진부령 덕장에서 만들어진 황태로 해장국(6천원)을 끓이면 국물이 시원하고 진하다. 찜(대-2만5천원, 소-2만원)을 하면 씹히는 질감이 쫄깃하며 진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구이정식(8천원)을
주문하면 해장국과 구이, 찜을 모두

맛볼 수 있다. 황태전골(대-3만5천원, 소- 2만5천원)도 인기있는 메뉴다.
황태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질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간을 보호해주는 메티오닌 등 아미노산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어 술자리가 많은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높다.??옛날에는 연탄가스에 중독됐을 때 황태국물을 마셨다고 한다.

송 사장은 처음 황태해장국 식당을 열었을 때 원주에서 가장 큰 해장국집으로 키우겠다고 다짐했었는데 이제 어느 정도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말한다. 좌석은 150석이며 종업원이 11명에 이른다.
▷문의:745-7722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