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골 우려낸 후 동치미 섞은 냉면 육수 상큼

냉면은 무더운 여름철에만 먹는 음식으로 흔히들 생각하지만 예전에는 한겨울 땅에 묻어 놓은 독에서 살얼음을 깨 가며 동치미를 떠와 온돌방에서 이를 덜덜거리며 국수를 말아먹었다고 한다. 후끈한 온돌방 화로 옆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얼음 동동 뜬 냉면을 먹는 맛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단관택지 내 단구중학교 인근에 위치한 식당 ‘함흥냉면 백산 샤브샤브’(대표:김재홍, 이하 백산)는 옛날 그 맛을 재현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냉면 맛은 육수 맛이라는 말이 있듯이 육수에서 그 맛을 찾으려 했다는 것. 우선 사골을 오래 우려내 진하게 뽑은 후 동치미를 섞어 맛을 내고 있다. 동치미를 섞게 되면 상큼한 맛이 난다.

면은 손의 온기에도 맛이 변한다고 하기 때문에 차게 나온 직후 육수를 부어 손님상에 낸다. 회냉면은 냉면 위에 얹혀 나오는 홍어회를 양념장과 사리에 잘 비빈 후 하나씩 쌈을 먹는 기분으로 얹어 먹으면 제대로 된 회냉면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계절이 계절인 만큼 냉면 메니아들만 간간이 찾는 형편이며 주로 나가는 건 샤브샤브. 샤브샤브는 칭기즈칸이 몽골군을 이끌고 유럽과 아시아를 누비던 시절, 군인들이 철모에 물을 담아 끓여 진군 중에 잡은 동물의 고기를 익혀 먹은 데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백산의 샤브샤브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상추쌈 샤브샤브. 도대체 어떤 요리일까 궁금하다. 상추쌈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고기와 함께 밥을 둥글게 만 상추쌈이 나온다. 밥은 고기와 당근, 지단 등을 섞은 후 양념을 해 그냥 먹어도 맛있다.
고기집에서는 상추에 흠이 있더라도 별 문제가 안 되는데 이 곳에서는 밥을 싼 상추쌈을 모양 좋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상추 고르는 것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먹는 방법은 끓는 육수에 쇠고기를 살짝 데친 후 소스에 묻힌 뒤 상추쌈에 얹어 먹는다. 이때 냉면 못지 않게 육수가 매우 중요하다. 육수는 대파, 무, 당근, 다시마, 멸치, 가다랭이포(가쓰오부시)를 한데 넣고 끓여 만든다. 야채만 끓일 경우 야채 특유의 비린내가 가시지 않기 때문에 청주 등을 넣는다고 한다. 청주 이외에 백산 만의 육수를 만들기 위해 넣는 재료가 있는데 이는 업계의 비밀이라고. 이러한 재료를 넣고 만든 육수에서는 한약 냄새가 난다.

버섯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버섯과 쇠고기, 해물이 나온다. 버섯은 큰송이, 새송이, 목이, 팽이, 표고, 느타리 등이 나오며 해물은 새우, 홍합, 쭈꾸미가 나온다. 우선 육수에 해물을 넣고 펄펄 끓을 때까지 기다린 후 버섯, 쇠고기를 살짝 데쳐 먹을 때 함께 건져 먹으면 된다.

주방장 김태영씨는 샤브샤브의 매력을 계란에 비유하며 우리 몸에 매우 적합한 웰빙식이라고 말한다. 계란은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반숙, 완숙으로도 먹는데 먹기 좋고 소화도 잘 되는 게 반숙이듯이 다른 음식들도 약간 덜 익었다 싶은 게 그렇다는 것. 샤브샤브는 끓는 육수에 고기나 버섯 등을 한두 번 흔들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날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숙도 아니라는 게 김 주방장의 지론이다.

냉면, 샤브샤브 외에 버섯전골, 버섯생불고기, 한방돌 갈비탕 등도 있다.
좌석은 60석.
▷문의:761-9866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