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몫 찾아야 할 때

‘주객전도(主客顚倒)’라는 말이 있다. ‘주인과 손의 위치가 서로 뒤 바뀐다’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이 사자성어의 뜻을 이번 5.31 동시지방선거에서는 다시 한번 곱씹어 보아야 할 듯 싶다.

선거에 있어 주인은 유권자일진데 요즘 각 정당에서 공천관계로 시끌법석한 반면 유권자는 정작 담담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물론 정당공천제와 선거구별로 2~4명의 시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의 도입 등 선거환경이 변하고 정치적 정당성의 기초 위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지방행정을 수행하기 위한 진통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요한 초석이며 다른 선거에 비하여 규모가 작은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에게 적합한 인물인가 보다는, 당에서는 당에 더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를, 후보자들은 내 지역에 맞는 정책을 연구하기보다는 어떤 당의 공천에서 추천받을 수 있을 지를 고민하는 부분과 아울러 공천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도 하나의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각 당에서는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면 이제 선거에 있어서 주인인 유권자의 몫을 제대로 챙겨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초의원선거에 있어서는 하나의 선거구에 여러 개의 읍·면·동을 묶어 2~4명의 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로 치러지는 만큼 소지역주의를 탈피하여 모든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들은 어떠한지, 어떤 공약이 지역 실정에 더 맞는지를 어느 선거보다도 더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정당과 후보자는 공약을 제시할 경우 유권자가 공약의 실천가능성 여부를 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선거의 목표, 재원조달, 추진기간, 우선순위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나아가 당선이후에도 공약에 대한 실천 및 효과를 지속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정책선거 유도 및 책임 정치실현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유길선(원주시선관위 홍보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