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규 남 원장(이 신경정신과)


환자에 대한 편견 위험

얼마전 50대 정신병환자가 대낮에 어린이선교원에서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11명이 다쳤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사건으로 정부가 정신병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그런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분석도 나와 일반 국민들이 더욱더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필자는 정신병 환자들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위험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실제로 환자들을 접해본 사람들이나 환자의 가족들은 오히려 환자들이 일반인보다 더 순진하고 유순하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한다.


실제 통계에 의하면 정신병 환자들이 범죄를 일으킬 확률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낮다.
일상화되다시피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온갖 끔찍한 범죄들은 소위 멀쩡하다는 일반인들에 의하여 저질러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왜 선교원사건과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문제는 많은 정신병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치료받고 있지 않은 환자는 위험할 수도 있다. 사고를 저지른 그 환자도 수년째 치료를 받지 않고 있었고,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피해망상과 환청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한다. 정신의학의 발전으로 현대의 거의 모든 정신병은 약물로 치료나 조절이 가능하다.


적절한 치료로 망상이나 환각과 같은 정신병적인 증상을 없애고 환자를 거의 정상인처럼 회복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많은 환자들이 치료받지 못하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로는 우리사회가 환자들에 대하여 심각한 편견과 오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들은 위험하다는 생각이고 그외 정신병은 치료되지 않는다, 정신병은 병이 아니라 귀신이 든 것이다, 정신과는 정신병에 걸린 사람만 가는 곳이다라는 것들이다.


최근 신경정신과 개원의 협의회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83%의 사람들이 정신질환에 걸려도 정신과를 찾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사회적인 편견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고 가족들도 쉬쉬하며 치료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편견은 일반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신병환자의 치료수가가 너무 낮아 환자들을 치료하기보다는 수용하게 만들고 최근에는 정신병 환자의 치료에 효과가 좋다고 전세계적으로 공인된 치료제를 거의 사용할 수 없게 보험급여를 제한하기도 했다.


환자들을 일반인들과 격리하면 당장 보기에는 안전해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이러한 편견이 더욱 환자들을 숨어 살게 만들고 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여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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