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강 뚝에서…

박순남(시인·한국편지가족강원지회장)

온 종일 흐드러지게 핀 작은 웃음들 속에
섬강의 노랫소리는 더욱 더 아름다운 하루
아무데고 아무 때면 어떠랴!
저렇게 마음 편히 피고 지는데

욕심 없이 한 세상 살다 어떤 모습에도
빨려들지 않을 정직하고 활짝 웃는
꽃의 운명을 닮아가길
난
소리치고 싶다

오늘이 가고 또 소중한 내일을 아픔으로
숨어야할 곳 칩거할 곳 쉽게 찾은 검은 익명
역사 속에 아픈 존재로 남아야 한다는 것
역사는 입을 열 것이다.

욕심이 언어를 이기고 권력을 이기고 튕겨져
나뒹구는 수많은 화살들

우리에겐 위험한 내일일 수도 있다
잠시 머문 길 위에서 저 꽃을 볼 줄 안다면
먼 후일 아득한 세월 뒤에도
그 이름 개망초 꽃은 당당히 필 거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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