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있어도 방법 잘 몰라 안하는 경우 많아


겨울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이웃돕기를 하겠다고 나선다.


얼마전 원주투데이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란 코너를 통해 이런 저런 얘기들을 실었던데 글을 읽으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말이 100만원, 10만원이지 막상 나부터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단돈 1만원을 내놓으라고 하면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할 것 같다.


내 아이에게 맛있는 피자 한판을 사주고, 옷 한 벌을 사주고 우리 가족을 위해 맛있는 반찬 한 가지를 더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람들은 돈을 얼마나 희사하고 안하고를 떠나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어려운 이웃돕기가 중구난방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창구가 통일돼 있으면 좋겠다. 나부터라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데 어디다 물어봐야 할지, 어디다 무엇을 갖다 줘야할는지 선뜻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물론 동사무소에 아는 사람이 좀 있거나 복지 시설을 좀 안다면 쉽게 해결되겠지만 단돈 몇만원 들고 그곳에 찾아가는 것이 좀 쑥스러워 선뜻 나서게 되지 않는다.


원주시도 시민서로돕기 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이곳 저곳에서 산발적으로 불우이웃을 돕지 말고 단일된 창구를 만들어 이웃돕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그쪽을 이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ARS 번호 같은 걸 만들어 놓고 계좌도 개설해서 시민 누구나 이웃돕기 관련 문의는 그쪽으로 하는 거다. 그렇다면 나처럼 몇 만원을 이웃에게 전달해 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마음은 있는데 방법을 몰라 망설이다가 그냥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언론이나 원주시정방송에 계속 홍보를 해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만 한다면 효과는 있을 것 같다.


또 각 복지시설에게 고유 번호 등을 지정해 줘서 특정한 단체를 돕고 싶을 경우 그 단체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매월 정기적인 후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단체가 있어 얼마 전 계좌번호를 물어보기 위해 전화했었는데 전화하기까지 많이 망설였다. 또 그 시설에서 누구냐고 물어보는데 그것도 썩 내키지 않았다. 원주시에서 창구를 단일화한다면 나처럼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 아닐까.


기관단체장들은 생색내기식 이웃돕기를 많이 하지만 간혹 남모르게 어려운 직원이나 시설을 돕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그 사람들 역시 자신의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것 같은데 이렇게 하면 이런 저런 문제점들이 한 번에 해결될 것 같다.


<김수영>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