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병 두

시의원(무실동)

시민들은 거창한 내용보다 현실적인 시정계획 신뢰

유형무형‘원주의 것’지키기 정책에 우선 순위 둬야

윤길중씨는 원주 출신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분이다. 이분이 쓴 휘호를 어느 자리에서 본 적이 있다. ‘大觀小察(대관소찰). 멀리 보되 꼼꼼히 살피라는 뜻일 것이다.
평범한 뜻 같지만 곱씹어 볼수록 그 심오함이 내게 다가온다.


우리는 숲의 생김새는 잘 보되 숲의 나무는 잘 모르는 것은 아닌지, 반대로 나무는 잘 알되 나무의 집합인 숲을 못보는 것은 아닌지.
숲을 잘 보고 나무를 못 볼때 그 정책은 허황될 것이고 나무는 잘 알고 숲을 모를 때 그 정책은 우물안 개구리가 될 것이다.


나는 무실동 주민들의 소중한 선택을 받들어 원주시의원으로 첫 출발을 하면서 숲을 바로 보면서 나무도 꼼꼼히 살핀다는 ‘대관소찰’의 정신을 새삼 되새겼다.
원주의 앞날은 큰 변화가 예상된다. 동서남북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와 철도의 복선화등으로 한반도 동부권 교통의 요충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5일 근무제등으로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크게 바뀌어 ‘준수도권’인 원주는 국민들의 휴식처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성급한 분들은 원주가 벌써 인구 50만의 대도시가 된 것처럼 법석이다.


그러나 조용히 생각해 보자. 원주가 과연 인구 50만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나는 초선 시의원으로 원주시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으며 몇가지 우려되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우선 전문부서까지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가가 적다는 인상을 받았다. 일을 알만하면 바뀌는 풍토에서 시민들의 소망을 꿰뚫고 대세를 정확히 예측하는 전문 공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다음으로 업무보고 내용중에 바이오 산업, 첨단 의료기기 산업, 첨단 환경산업등을 줄줄이 유치한다는 거창한 내용이 있지만 뭔가 공허하다.
첨단산업은 막대한 투자비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성공여부가 불투명해 유명한 민간기업에서도 선뜻 투자하지 못하는 장기적인 과제인 것이다.


멀리 내다 보는 것도 좋지만 시급하고 현실성 있는 과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순서 아닌가? 코앞에 닥친 관광행정만 해도 그렇다. 원주의 관문인 고속도로 문막휴게소에 과연 원주 안내 팸플릿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주5일 근무제에 대비해 수도권 주민들이 바라는 관광상품은 무엇이고 원주는 어떤 경쟁력이 있는 관광자원으로 이들을 유치할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요즘 유행하는 ‘농박이’ 원주에 적절한지, 적절하다면 후보지는 어떻게 선정하고 프로그램을 어떻게 개발해 다른 도시와 차별화할 것인지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거창하고 형식적인 내용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시정계획을 시민들은 신뢰하고 꿈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원주의 것’을 지키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가운데 시멘트 숲인 서울을 보며 과연 이곳이 500년 도읍지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원주도 50만 대도시를 앞두고 무분별한 개발이 예상되는 만큼 유형무형의 ‘원주의 것’ 지키기 정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 그래야 관광객이 늘고 시민들의 애향심이 깊어질 것은 자명하다.
식견있고 전문적인 공직자를 양성하고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개발하며 내고장을 지킬수 있을 때 원주는 50만 도시로 발돋음하게 될 것이라 확신하며 원주시의회에 첫 발을 들여놓은 초선 시의원으로 지역사회발전을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임할 것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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