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광 림 (21세기생명＆환경선교본부 총재)
4월 19일은 42번째 맞는 학생 혁명기념일이다. 분명 나는 4.19학생 혁명세대이고 4.19혁명 시국대책 31인 위원회의 한사람이다.
매년 이날이 오면 나는 나와 함께 42년전 책가방을 옆구리에 낀채 천인공노할 이승만 독재정권의 타도를 외치며 경무대를 향하여 달려나가다 빗발치는 총탄속에 무참히 쓰러져간 183명의 홍안의 청년 학생들의 장엄한 죽엄의 실체는 무엇이었으며, 또 6천259명의 부상자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겨본다.


시민혁명 정신은 어디로
이날 우리는 성난 파도와 같이 서대문구 순화동의 이기봉·박마리아 일가의 아방궁과 깡패두목 임화수의 낙원동 집을 박살낸 날이기도 하다. 4.19학생 혁명은 지난 60년 4월 19일 절정을 이룬 한국 학생의 반부정·반정부 항쟁이다. 영구 집권을 꾀했던 이승만 독재 정권의 폭정과 부정·부패의 12년을 종식시키고 제2공화정을 출범케한 역사적 시민혁명이기도 하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진정한 민주주의 정신, 멸사봉공 정신, 항의정신, 정의 준법정신, 참여 정신등은 4.19학생 혁명정신이며 이념이다.


이 정신은 현행 헌법 전문에도 엄연히 자리잡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에 백기를 든 당시 민정당 대통령 후보였던 노태우씨를 앞에 앉혀 놓고 실시했던 헌법 개정 공청회에서 필자는 4.19학생 혁명의 기수로서 당연히 4.19학생 혁명정신을 헌법 전문에 삽입토록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이로써 삭제되었던 4.19학생 혁명정신이 다시금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시인 신동엽은 그의 시 “껍데기는 가라”에서 4.19학생 혁명을 이렇게 노래했다. ‘껍데기는 가라/4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는 내논/아사달·아사녀가/중립(中立)의 초례청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껍데기는 가라/한나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나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시인 신동엽은 민중의 민주주의 열망과 민주주의를 억압하는 비본질적인 요소들이 사라지기를 바랐다. 즉 참된 것, 올바른 것만 남기고 거짓된 것, 위선된 것, 바르지 못한 것들은 모두 사라져야 된다고 외쳤다.


42주년을 맞는 필자는 내자신의 젊음을 바쳤기에 그래서 영원히 잊을수 없는 기억들이 묻혀 있기에 도저히 역사로만 간주해 버릴수 없는 나는, 자신들이 태어나기 이전의 옛날 일이라 국사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4.19혁명 혁명사를 암기하기에만 바쁜 신세대가 공존하는 속에 살고 있음이 부끄럽다.
4.19는 프랑스 대혁명과 영국의 명예혁명에 버금가는 우리 현대사에 빛나는 시민혁명이었다. 하지만 4.19는 혁명의 뿌리가 착근도 하기전에 5.16 군사쿠데타에 짓밟히고 이 나라는 다시 암울한 군사독재정권시대를 맞는다.


4.19혁명 아닌 “의거”의 딱지를 달고 기도 펴지 못한채 암울한 시대가 이어졌다. 광주 민주항쟁, 6월 시민항쟁으로 군사 정권을 무너뜨린 그 원천적 힘도 결국 4.19학생 혁명정신에서 발현됐음을 역사는 증거하고 있으나 이땅에서 4.19 혁명정신이 활짝 개화하지 못하고 오로지 4.19의 진정한 주역인 희생자의 영령과 부상자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오히려 늘어날 뿐이다.


그런 한편, 출세를 위해 일부 4.19 세대는 군사정권의 나팔수가 되거나 이론가로 변절하여 4.19 혁명정신을 크게 훼손시키기도 했고 민주화운동 경력을 내세워 독재와 부패세력에 기생하는 인사들이 양산되고 부귀영화를 위해 독재정권에 협력한 4.19 혁명세대도 적지 않다.
차제에 30년 군사독재 정권시절은 젖혀두더라도 김영삼 문민정권에서부터 김대중 정권에 이르기까지 4.19학생 혁명정신이 제대로 부활했는가 묻고 싶다.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는 한결같이 민주시민 사회의 깨끗한 정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제왕 적 대통령과 권력 실세들의 또다른 부정부패의 온상이 되고 말았다.


김영삼 정권의 실세와 아들이 그랬고, 지금은 김대중 대통령의 실세와 아들 “쓰리홍”의 부패연루설로 온 나라가 홍역을 앓고 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왜 언변좋은 김대중 대통령은 “쓰리홍”에 대해선 한마디 말이 없는지 의문투성이다. 침묵만이 능사가 아니다. “말”마저 대북사업에다 퍼주고 말문 마저 막혔단 말인가? 김대통령은 어찌하여 김영삼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지 개탄스럽다. 이제라도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국민에게 용서를 비는 진정한 모습을 국민은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또 어느 어느당 대선 주자들이나 또 대선주자가 되고져 하는 자들마다 부산에서는 사람대접도 제대로 못받는 망국노 김영삼 앞에 아첨떠는 비열한 행동에 혐오감만이 증폭하고 있다.
또 국민을 아랑곳하지 않고 밤낮으로 당파 싸움만 해대는 김대중 정권과 한나라당의 이전투구는 지긋지긋 하다못해 분노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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