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마구 몰려오고 있다. 좀 있으면 개나리, 진달래가 앞산에 피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겠다. 계절의 구분이 예전만 못한 것이 안타깝긴 해도 봄은 자연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들 마음에서도 얼음밑을 흐르는 시냇물처럼 졸졸 흘러서 온다.


한달쯤 지나면 식목일이라고 나무심자는 얘기를 많이들 할 것이다. 자연은 곧 자원이라는 차원 이외에도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전원주택이나 자연휴양림을 찾아가는 이유도 자연이 선사하는 선물을 누리기 위해서다.


식목일을 따로 정한 이유를 나름대로 정리해 보면 자연과 친해지고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을 가꿔가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행구동을 지나다 살구나무를 본 적이 있는데 모든 나무에 노란색 명찰이 달려 있었다. 행구동은 가로수가 살구나무여서 무척 특색있고 살구가 익는 6월쯤 되면 으례히 한번씩 가보곤 했었다. 노란색 명찰 하단에는 자율방범대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미뤄 그 단체에서 달은 것 같고 또 가로수를 보호하자는 내용이 적혀 있었던 것 같다. 그 단체에서 관리를 하든, 하지않든 간에 더 중요한건 명찰을 달때의 마음가짐이다. 나무마다 명찰을 다는 일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굉장히 귀찮기도 했을텐데 다 하고 나서는 아마도 자연스럽게 나무를 사랑해야 겠다는 마음이 들었을 꺼란 생각이 들었다.


손길이나 하다못해 눈길을 주어서라도 관심을 갖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
올해 식목일에는 나무를 심는 일도 필요하겠지만 자기가 관리할 수 있는 나무를 한그루씩 정하고 명찰을 달아주는 건 어떨까. 가로수도 괜찮고 식목일에 자기가 심을 나무에 이름을 붙여주고 명찰을 달아주어도 좋겠다.


한사람이 나무 한그루씩만 관리해도 원주에서 27만그루의 나무가 관심속에서 자랄 수 있지 않겠는가. 비단 나무가 아니어도 괜찮다.

개나리면 어떻고 진달래면 어떤가. 하다못해 담벼락 한귀퉁이에 봄이면 피는 손톱만한 제비꽃에도 이름을 붙여주고 늘 관심을 가지면 어린왕자가 얘기한 것처럼 그 제비꽃은 나만의 제비꽃이 되는 것이다.
부디 올해는 모두가 자신만은 나무를 가지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흥업면 이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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