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과학기술의 발전

김 종 현 (연세대 전산학과 교수)


이글은 연세대 매지학술연구소(소장:이규식)가 주최하고 원주투데이에서 후원해 지난 21일 개최된 ‘세계화 시대 지역발전을 위한 대학연구소의 역할’이란 주제의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을 일반인의 이해가 쉽게 재구성한 것으로 4회에 걸쳐 게재한다.


■11월 26일-도시 마케팅과 지역문화 계발

■12월 3일-지역산업의 국제경쟁력 유지

■12월 6일-복지·환경 인프라의 국제 수준화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21세기에는 정보기술과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에 의해 생활상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초당 수백억 비트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정보통신망이 전세계를 거미줄처럼 누비고 수천 개의 이동체용 통신위성들이 하늘을 덮을 때, 모든 국가와 지역들은 한번의 클릭으로 접속될 수 있고 국제·국내 전화요금의 차이가 없는 지구촌 이웃이 될 것이다.


쌀 한 톨 크기의 초소형컴퓨터를 넥타이 핀이나 손목시계에 넣어 몸에 착용하고, 몸의 생체 전기를 이용하여 다른 컴퓨터들과 접속한다. 제3세대 휴대폰 기술인 IMT 2000의 개발이 완료되면 지구상 어디서나 영상 전화를 할 수 있으며, 자동통역 기능도 탑재될 것이다.


새로운 유전공학의 진보로 농사를 짓는데 살충제나 제초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고, 농산물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추어 생산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다. 그리고 ‘인간게놈 사업’이 마무리되면 각 개인의 유전 프로파일을 이용하여 발병 전에 병을 막는 ‘예방의료시대’의 막이 오른다.


이러한 첨단 과학기술들이 사실상 기초과학들의 연구 결과에 근간을 두고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물리학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는 나노과학(nano-science)의 결과들이 반도체 소자, 광학적 정보매체 및 데이터 처리 부품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로 사용되고 있으며, 양자계산 이론은 컴퓨터 및 정보통신을 포함한 IT 기술 전 분야에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핵, 태양, 바람, 지열을 이용한 신 에너지원 연구는 실용화 단계에 있고, 인간 유전자 연구와 신경망계 연구에서 급속한 진전을 보이고 있는 생명과학은 생명공학(BT)이라는 신조어와 함께 우리 사회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와 같이 기초과학을 토대로 개발되는 새로운 응용 기술들은 기업들에 의해 실용화되고 상품화된다. 그런데 기술 발전이 급속히 이루어지는 시대일수록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여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들은 기반 기술을 연구하는 기관들과 더욱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기초과학 연구와 기반 기술의 개발은 주로 대학의 연구소에 소속된 교수들과 대학원생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원주지역에 위치한 대학들도 수학, 물리, 화학 및 생명과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학과들을 가지고 있고, 컴퓨터과학, 전자공학및 환경공학을 위시한 각종 공학계열의 학과들이 설치되어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더욱 큰 발전을 목표로 하는 산업체들은 지역대학의 연구소들과 협력하여 원천기술 확보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연구소들은 이 지역의 업체들이 당면한 애로 기술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하고, 지역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 방향을 전환하거나 특성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대학은 보유한 고가의 연구장비들을 산업체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기업체 직원들의 재교육을 대학에서 담당함으로써 미래에 출현할 새로운 기술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지역 산업체들의 요구를 자체적으로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여 타 지역 및 외국대학 연구소들과의 협력을 통한 신속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바람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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